인천시 예산 28억·시민 성금 15억으로 기념관 세웠으나 하루 관람객 50.5명꼴
3년 전 노르망디 캉기념관과 협약 맺고 전시 교류 시도했으나 시설 한계가 발목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군복을 입은 2명의 남성이 일출 무렵의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을 방문, 미군 참전 기념비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984년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건립된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인천상륙작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기념관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사진제공=인천시 도시경관 변천기록 아카이브

 

인천상륙작전 7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1시쯤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과 함께 기념관은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전차와 포 등이 전시된 기념관 외부도 고요할 뿐이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1984년 9월15일 문을 열었다. 기념관 건립에는 인천시 예산 28억원에 시민 성금 15억원이 더해졌다.

개관 40년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연간 관람객은 2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2017년 1만7435명, 지난해 1만8446명이 기념관을 방문했다. 숫자상으로 보면 하루 평균 50.5명에 그친다. 이들 가운데 40% 정도는 외국인인데, 대부분이 중국 관광객이다. 기념관 관계자는 “국내 단체 관람도 오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주로 왔다”며 “주차 공간이 넓고, 입장료가 무료라서 관광 코스로 활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이 주목받을 때면 함께 언급되는 지명이 있다. 바로 프랑스 노르망디다. 1944년 6월6일 연합군은 노르망디에 상륙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대세를 바꾼 결정적 작전으로 꼽힌다. 지난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는 각국 정상이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퐁 프랑스 대통령과 노르망디 해변을 찾았다.

인천과 노르망디는 역사적 기억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10월 인천시는 노르망디주와 '문화유산 보존 및 평화 수호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과 노르망디 캉(Caen)기념관의 콘텐츠 교류, 운영 협력도 약속됐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기념관 교류는 한 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기념관 관계자는 “인천과 노르망디의 상륙작전 경험을 교류하고, 세계적 수준의 평화박물관인 캉기념관과 전시물 협력 사업을 벌인다는 취지였다”면서도 “전시 교류를 활성화하려면 시설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규모로는 한계가 있어서 진전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건립 24년 만인 지난 2008년 리모델링됐다. 전시 콘텐츠는 영상시설을 보완하는 정도에 그쳤다. 기념관 전시물은 개관 당시와 비교해도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 2017년 시는 기념관 확장 이전, 국립화 등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동력을 얻지 못했다. 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그 이후로 후속 논의가 없었다”며 “기념관을 시가 직영하면서 인력·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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