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은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

 

1993년 협궤로 인한 안정성 문제와 인천의 광역시 승격에 따른 경기도의 양축 견인 역할을 담당하던 인천•수원 간의 연결고리 약화에 따른 경제성 악화로 폐쇄했던 수인선이 2008년 정규 레일로 다시 건설돼 2020년 9월12일 정식 개통됐다. 그간 불편을 감내해온 수원, 안산, 시흥, 화성, 인천시민 여러분께 감사와 아울러 축하 인사를 드린다.

수인선은 일제 식민 시절 일본이 평택, 화성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수출을 위해 탄광에서 쓰는 협궤로 건설하여 경부선, 경인선과 연결은 되나 호환성은 없는 태생부터 한계가 있는 철로였다. 따라서 폐기는 당연했으나 경기 서부지역 인구와 산업시설의 급증으로 정규 철도를 건설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러나 지역 정치력의 한계로 인해 재건설이 지연되다가 2008년 뒤늦게 확정됐다. 만 12년이란 긴 세월 끝에 이뤄낸 쾌거다.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 지속돼야

1단계 오이도~송도 구간, 2단계 송도~인천 구간은 각각 2012년과 2016년에 개통됐으나 수원역 지하화 작업이 수원시의 재원 부족과 도시계획 변경 등을 이유로 많이 지연됐었다. 필자는 인천, 시흥, 안산, 수원, 평택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서부벨트의 발전을 견인할 이 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해 2008년 국회 입성 당시 이명박 정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한 축인 철도사업을 강조하며 이 사업에의 투자를 지역 선후배 정치인들과 함께 주도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대목은 해운, 물류 전문가로서 필자는 이미 신항 시대를 예견하고 인천 중구 내항의 미래를 감안, 철길을 지하화해 중구 주민들이 내항과 함께 숨쉬고, 중구 경제와 관광을 견인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인천공항의 경쟁력 강화, 특히 목포, 부산, 강릉 등 전국 어디에서든 인천공항까지 2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해 지방 공항과 차별화하고 나아가 동북아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렸다는 점이다.

 

▲수인선, 원도심 개발의 원동력되길

필자가 국회의원 재직 당시, 하루는 안산 국회의원들이 필자에게 회동을 요청해 왔다. 문화•교육 인프라가 떨어지는 안산의 현실을 감안할 때 수인선 개통은 안산시민의 인천으로의 대거 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천의 역동적 발전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흥과 부천으로 안산 중소기업 가족들의 전입이 이뤄져 인천의 민낯을 보여준 꼴이 돼버렸다. 이에 필자는 물론 인천시와 지역 정치인들의 맹성을 촉구한다.

당시 안산시민들은 인천을 제일 후보지로 보았는데 가까운 송도국제도시와 남동구는 너무 값이 비싸 대개 중·동구로 이전을 기대했으나 불행히도 값이 가장 싼 중•동구에는 신축 아파트 건설이나 재개발은 전무한 형편이었다. 인천시의 원도심에 대한 투자와 관심 부족으로 이 지역 주민들조차 타 지역으로 탈출을 희망하고 있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인천공항~인천역 기찻길 시급하다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말이 있듯이 인천은 하늘길, 바닷길, 땅길로 연결되는 대한민국, 아니 동북아의 물류 중심으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 전국 어디로나 2시간대 철길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천공항발 KTX가 상기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첫째, 인천공항~인천역 연결이 급선무이다. 둘째, 광명~시흥 간 철도 부설이다. 셋째, 수원~오송 간 복선화가 이뤄져야 한다. 첫 번째는 당연히 인천공항의 연결을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강원 서부 수도권 시민들이 인천으로 오기 위한 것이다.

영호남 사람들이 인천공항으로 오려면 수원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190회 운행이 가능한 수원~오송 구간 KTX는 포화 상태이다. 수원~오송은 KTX와 SRT 공용구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국토교통부는 이 구간의 복선화 사업을 올해부터 설계•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예산이 마련됐으니 2025년까지 건설이 완료될 것이다. 문제는 인천공항~인천역과 광명~시흥 구간이다. 인천시와 정치권은 여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열차는 시공을 뛰어넘고 산업과 운송을 뛰어넘어 문화와 역사를 창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