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300억 중 시 2100억 차지
구 신청 1227억 중 198억만 편성
환경개선사업 지장…이관 요구
구의회 “시 입맛대로 사용 반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주변 주민들의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쓰여야 할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가 인천시 종잣돈으로 전락하자 서구가 반발하고 있다.

서구는 자율적 사업 추진을 이유로 수년째 관련 예산의 구 이관을 요구해 왔다.

10일 구에 따르면 2021년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 인천시 예산안은 전체 사업비 2300억원 가운데 인천시 2100억원, 서구 198억원, 계양구·김포시 50억원 등으로 편성됐다. 당초 구는 내년도 신청 금액을 사업 54건에 모두 1227억원을 신청했다. 그러나 시는 서구 요구 예산의 8.4% 수준인 198억원으로 조정한 상태다. 1000억원 이상 줄였다.

구는 수도권매립지 주변 지역 환경개선사업과 주민 요구 사업 추진의 막대한 지장은 물론 민원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1000억원 이상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 재임 시절부터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의 서구 이관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서구 백석동·오류동, 김포시 양촌면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는 세계 최대 규모로 서구 관할이 86%에 달한다. 주민들이 30년 넘게 피해를 입고 살아온 만큼 관련 예산이 제대로 사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는 매립지 운영으로 환경적, 경제적 피해를 감내한 주민들을 위해 환경부와 인천·경기·서울 등이 매립지 반입수수료 50% 가산금 징수에 합의해 조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특별회계예산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천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서구지역 주민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 등을 상대로 해당 조례안에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를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관련 예산을 제대로 활용하라는 주장이다.

서구의회도 오는 14일 의장단 결의대회를 여는 등 향후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송춘규 서구의회 의장은 “수도권매립지특별회계가 당초 목적에서 벗어나 인천시의 입맛대로 사용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서구의회는 주민들과 함께 인천시를 상대로 개선 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