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

 

계절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9월의 도시를 신규 확진자·집합금지·거리 두기 격상 등과 같은 단어들이 채우고 있다. 어느덧 수도권을 중심으로 4주째 겪는 이번 유행은 일일 확진자 100명을 넘겼던 지난달 14일부터 더한다면 이달 8일 기준 어느덧 누적 6500명을 넘겼다. 같은 방식으로 대구·경북 유행을 센다면 약 7700명, 벌써 그때의 85% 정도를 넘긴 셈이다. 평범한 많은 도민은 이 정도 위협이었는지 잘 몰랐을 수도 있었으리라.

첫 번째 풍랑을 맞았을 때를 기억한다면 참 다행스럽다. 병원을 찾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던 일, 요양 시설이나 병원에서 수십 명이 동시 확진돼 무력하게 쓰러져 갔던 일 등은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파도도 적잖이 거셌지만, 배가 뒤집힐 정도의 위험을 느끼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방역 및 치료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리더십을 잃지 않은 중앙과 지방정부, 소임을 다하는 공무원과 전문가, 몸과 마음이 소진돼도 방호복을 입고 병동을 향하는 의료인, 사회가 어지러워도 고개 돌리지 않고 주어진 책무를 다하는 보건소와 공공병원 등이 있기에 가능했다.

다음으로 거리 두기가 큰 효과를 발휘했다. 힘들어도 견뎌내려는 인내심과 거짓 해석과 잘못된 정보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가족뿐 아니라 이웃과 타인까지 보호하려는 우애의 마음과 같이 힘을 합쳐 이겨 내고 말겠다는 연대의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현재 우리가 띄운 배는 대양의 어디쯤을 지나고 있을까. 두 번째 풍랑은 정말 다 지나간 것일까. 언제쯤 정말 거센 비바람과 거대한 파도를 마주치게 될까. 과연 그때도 우리는 난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같은 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마 그럴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목적한 항구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다. 물론 잘 모르는 바닷길은 분명 위험하다. 하지만 항해사와 선원들은 흩어진 지혜를 모을 것이고, 승객들은 서로의 용기를 북돋을 것이다. 틀림없이 우린 그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