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조현석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 “경제 위기 속에서 소상공인의 버팀목이 되고 싶다”는 조현석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br>인천신용보증재단은 코로나19로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실적의 2.2배가 많은 1조384억원의 신규보증을 공급했다. <br>​​​​​​​재단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름에 잠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보증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진제공=인천신용보증재단
▲ “경제 위기 속에서 소상공인의 버팀목이 되고 싶다”는 조현석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인천신용보증재단은 코로나19로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실적의 2.2배가 많은 1조384억원의 신규보증을 공급했다.
재단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름에 잠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보증사업을 추진중이다. /사진제공=인천신용보증재단

코로나19 상황 전국서 가장 빠른 특례보증

시·금융사 손 잡고 확대 … 폭발적인 반응

상반기에 창립 이후 최초 연 1조 보증 달성

하반기 0.8% 초저금리 융자지원 사업 실시

취약층 포용적 금융복지 실현할 것

재단보증서 누구나 받을 수 있어

브로커 통한 허위 발급 주의 당부

“서민경제 회복 -소상공인 매출 증대-

일자리 창출 - 골목상권 소비 확산

경제 선순환 이뤄지도록 역할 다할 것”

 

 

 

코로나19로 인해 공공기관 사업 대부분이 축소되거나 무산되는 가운데 유독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기관이 있다. 바로 인천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일하는 인천신용보증재단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존이 위태로운 가운데 이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듣고 금융지원 업무의 최전선을 맡고 있는 재단의 역할과 존재감은 경제적 위기 상황 속에서 더 크게 빛난다.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오늘도 바쁜 나날을 보내는 조현석 이사장을 이메일 등 비대면으로 만났다.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이 무척 힘들다.

- 코로나19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화두가 됐다. 모든 이슈를 빨아 들이고 있다. 연초부터 인천신용보증재단에서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예견하고 긴급하게 인천시와 지원책을 마련해 지난 2월7일 코로나19 특례보증을 시행했다. 전국에서 가장 빨랐다. 보증규모는 350억원으로 기존 수돗물 피해지역 특례보증(100억원), 한국지엠 피해기업지원 특례보증(200억원) 보다 지원규모를 한껏 높였다.

그러나 단 5일만에 자금은 소진되고 말았다. 2016년 5월부터 재단 이사장으로 근무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자금이 빠르게 소진된 적은 처음이었다.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직접 마주해보니 예년 수준의 보증정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추가적인 대책들을 고민했다.

먼저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대폭 확대했다. 이번에는 인천시, 금융회사와 맞손을 잡았다. 신한은행 450억원, 하나은행 475억원, 국민은행 300억원, 농협은행 300억원 등 모두 1525억원의 역대급 보증규모로 준비했고 소상공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인천시 이차보전 사업과 연계했다.

소상공인의 반응은 폭발적이였다.

고객들이 부담하는 금리가 사실상 연 1%도 안되다 보니 경쟁하듯이 보증을 신청하면서 업무가 마비가 될 정도였다. 하루에 500명이 넘는 고객이 재단을 찾았다. 언제 자금이 소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재단의 6개 지점에는 영업전부터 장사진을 이루는 등 한바탕 소동이 발생했다. 오랜 행정 경험상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예약상담제를 도입했다. 코로나 피해기업 상담을 위한 전용사무실도 마련해 상담고객과 기존고객을 분리했다.

하지만 비상대책반과 기존 영업점만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보증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신속대응팀을 4개로 확대했다. 본점 직원을 주축으로 신규직원 75명을 채용하고 공무원, 군인, 금융회사 등의 직원까지 파견을 받아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또 직원들의 주말과 시간외근무를 80시간까지 확대하고 보증심사를 대폭 완화하는 한편 금융회사와의 위탁보증을 체결해 자금사정이 급한 소상공인이 적기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했다.

 

▲정책자금 확대와 대응체계 구축 등 코로나 지원대책을 잘 만드셨는데 성과는 어떠했나.

- 결과적으로 재단에서 준비한 정책자금 외에 정부 자금까지 더해져 상반기에만 1조384억원의 신규보증을 공급했다. 지난해 1년 동안 4711억원을 보증했으니 상반기에만 2.2배가 넘는 금액을 신규보증한 셈이다. 가장 어려움이 컸을 초기 자금 지원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생각한다.

상반기에만 인천신용보증재단이 창립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의 보증공급을 달성했고 연말에는 1조5000억원 정도의 보증공급이 예상돼 보증잔액도 전년 대비 2배가 증가될 것으로 짐작된다.

어려운 업무환경에도 전사적으로 노력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알고 전폭적으로 동참해준 인천시와 시중은행의 결단이 큰 힘이 됐다. 이런 노력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틸 힘이 생겼고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인천이음카드 활성화 정책이 시너지를 발하면서 매출 회복 등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고 실물경기가 급냉한 상태가 되면서 우리의 노력이 반감된 측면도 있기는 하지만 모두의 노력 덕분에 조금씩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고 다시 안정적 사회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된다면 경제활동도 금세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반기에 추진중인 사업이나 계획은.

- 재단에서는 상반기에 이미 사업계획을 초과했고 운용배수도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보증공급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6일부터 인천시, 신한은행, 하나은행과 1000억원의 긴급자금을 편성해 지원을 시작했고 10월부터 1375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 계획도 수립했다.

이번에 추진중인 사업도 인천시의 이차보전 사업과 연계해 소상공인은 연 0.8%대 초저금리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만기도래 기업에 대해 상환없이 기한연장을 하고 원리금 등에 대한 상환유예도 4월부터 시행하고 있어 신규고객뿐 아니라 기존 보증 이용중인 고객까지 아우르는 금융정책을 과감하게 적용하여 시행하고 있다.

 

▲소상공인에게는 가뭄의 단비겠지만 재단으로서는 손실 증가 등으로 리스크가 우려된다.

- 사실 가장 어려운 문제다. 보증을 공격적으로 하면 보증리스크는 증가되고 보수적으로 하면 보증리스크는 감소된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위기는 사실상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재단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추진하면 정부와 인천시는 재정적 지원을 해줄 것으로 믿었다.

다행히도 인천시에서는 보증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인천시와 기초자치단체에서 출연한 금액이 260억원으로 재단의 운용배수가 10배가 넘지 않도록 지원해 주었다.

재단법상 운용배수는 15배로 제한돼 적정 운용배수를 초과하면 경제위기시 보증정책을 활용할 수 없고 심각한 경우 보증이 중단될 수도 있다. 소상공인의 지속적인 보증지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신보재단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지자체 재정에는 한계가 있기에 재보증 예산의 확충뿐 아니라 특수상황의 경우 특별출연 방안도 함께 검토해 주길 바란다. 정부 3차 추경의 출연금도 조건없이 재단에 배분되어 재정 확충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재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소상공인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재단은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때로는 그 이상으로 금융지원을 아낌없이 할 것이며 저신용자,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증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포용적 금융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다.

신용보증은 공적자금으로 모든 사업자에 맞출 수는 없고 지원대상이나 지원한도로 인해 신청이 늦거나 소외되는 고객 입장에서는 좌절할 수도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자금의 시행시기를 다양화하고 정책자금의 경우 많은 소상공인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중복 지원 방지와 한도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소상공인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재단 보증서는 시기와 조건은 다를 지라도 정상적인 금융활동을 하는 소상공인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브로커를 동원하거나 허위로 서류를 작성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결국 피해는 본인이 입는 것이니 반드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재단은 균형있는 보증정책을 바탕으로 고객중심의 금융시스템을 구축하여 소상공인 경영안정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금융지원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민경제가 살아나서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 지역의 일자리 창출, 골목상권 소비 확산이라는 경제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추적 역할을 다할 것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모두 힘내서 코로나를 이겨내시길 응원합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