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된 현장체모 'DNA손상' 판정
객관증거 없어 22일 6차공판 소환

1986~1991년 화성과 수원, 청주 등지에서 연쇄살인을 저지른 이춘재가 34년 만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춘재가 재심 중인 8차 사건의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됐기 때문이다.

7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재심 5차 공판에서 “재심 재판 마지막 증인으로 이춘재를 소환해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유일한 증거인 8차 사건 현장 체모 2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감정 불가' 판정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5월 체모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했으며 검찰은 곧바로 영장을 집행해 체모를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이춘재의 DNA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분석한 결과 지난달 최종 '감정 불가' 판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지난달 11일 현장 체모 2점에 대해 감정 결과가 국과수로부터 도착했다”며 “해당 체모는 테이프로 인해 오염과 30년 이상 보관된 시간으로 인해 DNA가 손상 및 소실 됐다”고 했다. 이어 “모발이 미량이어서 DNA가 부족해 '판단 보류'(감정 불가) 결과가 나오게 됐다”며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이춘재를 증인으로 채택, 재심 재판 마지막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하겠다”고 말했다. 이춘재가 증인으로 채택된 8차 사건의 6차 공판은 9월2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다.

한편 이춘재는 1986년 9월15일부터 1991년 4월3일까지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을 모두 저질렀다. 이에 더해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 4건의 살인사건도 이춘재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이 중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당한 사건을 지칭한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