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꾸리낚시(Persicaria sagittata (L.) H.Gross).

 

'미꾸라지 같은 녀석'이라고 하면 난처한 상황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는 약삭빠른 사람을 일컫는다. 어감이 그리 좋지는 않다. 미꾸리낚시는 미끄러워 손으로 잡기 어려운 미꾸라지나 장어를 잡을 때 사용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세상에는 남들 생각하지 않고 제 한 몸 잘 건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대부분 그럴지도 모른다. 편안한 시기 정의롭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다. 부유할 때 관대하지 않은 사람도 많지 않다. 그러나 환난의 시기가 오면 사람들의 진면목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유난히 외풍에 많이 시달려 온 우리나라 역사에는 그 사례들이 무궁무진하다. 가깝게는 지금, 오늘, 현재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인간 미꾸라지들에게 쓸 만한 미꾸리낚시도 어딘가는 있지 않을까.

/사진·글=이신덕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