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순(고진이 지음, 딸기책방, 38쪽, 1만3000원)=할머니 이름은 ‘섭순’이다. 아들이 태어나기 바랐지만 딸이 태어나 섭섭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그 이름조차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할머니로 불릴 때가 훨씬 많았으니까. 할머니가 이름 없는 작은 들꽃을 좋아한 건 어쩌면 자신의 삶과 닮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섭순은 언제나 예쁜 것을 좋아하는 아름다운 사람이었기에, 작가는 따뜻한 색과 담담한 연출로 그를 추억하기로 했다.

/장지혜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