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습도 낮아 '침방울' 오래 멀리
'최악 의 상황' 막기 위한 대책 시급

코로나19 유행 가능성이 높은 계절인 가을이 다가오면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주요 감염 경로인 ‘비말’이 가을철에는 멀리까지 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을철에는 독감까지 동시에 유행할 수도 있어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1일 국내 감염내과 교수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상대적으로 건조한 환경에서 재채기 등을 할 경우 공기 중에 비말이 오래 떠 있을 뿐만 아니라 멀리 퍼진다. 온도와 습도가 낮은 탓에 비말이 작아지면서 멀리 이동할 수 있다.

앞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할 당시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야말로 코로나19 확산에 있어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예측했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개인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고광필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을철 공기 중에 떠 있는 비말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마스크 착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날씨가 풀리면 풀릴수록 더욱더 코로나19 예방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을에는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높다는 것 외에도 독감이 함께 유행할 수 있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코로나19로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독감까지 더해진다면 이중고를 피할 길이 없다. 게다가 대규모 인구 이동이 불가피한 추석까지 다가오고 있어 방역당국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가을철을 대비한 코로나19 유행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와 함께 독감까지 유행한다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진다.

김남중 서울대학교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는 전혀 다르지만, 두 감염병 모두 비말로 전파하는 중증 호흡기 질환이다. 게다가 고열과 두통, 기침 등 증상도 거의 비슷해 구별하기다 쉽지 않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만약 코로나19와 독감이 가을철 동시에 유행한다면 의사가 이를 구분할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 자칫 최악의 상황이 될 수도 있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함께 손 씻기와 독감 예방접종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미리미리 대책안을 세워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 역시 가을철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핵심은 예방접종에 있다고 본다. 올해 예방접종 대상자에게 꼭 주사를 맞도록 독려하고 도 차원에서도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예방접종은 독감 유행 전인 9월에서 12월 사이에 맞는 게 좋기 때문이다. 추석까지 다가오는 상황에서 대규모 이동이 불가피한 만큼 가을철 코로나19 유행 방지에 사활을 걸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