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체적으로 한국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가족은 한국생활 적응에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도내 외국인 노동자의 한국생활 적응과 이들 가족생활을 심층분석한 ‘경기도 외국인노동자 동반가족 연구’ 현안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원은 가족재결합을 통해 한국생활을 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동반가족의 생활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관련단체 활동가 면접과 외국인 노동자 및 배우자 17명을 대상으로 집단면접 및 개별심층면접을 실시했다. 면접대상자 국적은 파키스탄인, 방글라데시인이 각각 6명, 베트남인이 3명, 네팔인이 2명이며, 연령대는 20대가 8명, 30대 7명, 40대가 2명이다.

면접결과,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생활에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있으며, 가능한 오랜 기간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와 달리, 동반가족은 한국생활 적응에 심리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따랐다.

외국인 노동자 배우자들은 현재 체류자격에 따라 취업이 불가능한 상태며, 한국어 능력도 부족해 심리적으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녀가 있는 가정에선 높은 보육료로 보육시설 이용에 장벽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한국이라는 테두리 안에 살고 있지만, 정작 지역사회와 주민들과의 교류 접점이 없어서 ‘지역의 이방인’으로 남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김영혜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에 외국인 이주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외국인 주민 구성이 점차 다양해지고 이들의 체류자격도 달라 이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산업에 필요한 인력인 외국인 노동자의 중요성엔 많은 공감을 표하지만 정작 동반 가족의 생활에 대해선 관심이 부족하다. 외국인 노동자와 동반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이들과의 사회적 관계 형성에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등록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자체로, 등록외국인 127만명 가운데 33%가 도에 거주하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