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눈을 의심했다 그림이 움직여서
내눈을 의심했다 그림이 움직여서
  • 박혜림
  • 승인 2020.08.26 18:18
  • 수정 2020.08.26 18:18
  • 2020.08.27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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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아트스페이스 휴, 내달 10일까지 '뽈뽈뽈'
회화에 시간과 공간감 부여해 표현의 경계 확장
정교한 테크닉 대신 날것 느낌으로 긴 호흡력 유지
▲ 김윤섭 작 '걷는 사자'.

 

▲ 강주형·이승훈 작 '둘레'.

 

드로잉과 회화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그림'을 만드는 작가들의 기획전시 '뽈뽈뽈'이 파주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다음달 10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명인 '뽈뽈뽈'은 정확한 방향이나 일정한 패턴을 그리지 않고 정신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주형, 이승훈, 김윤섭 등 3인의 작가는 '뽈뽈뽈'이 의미하는 대로 드로잉과 회화를 기반으로한 '움직이는 그림'을 선보이게 된다.

이들의 작업을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일반적인 애니메이션을 구성하는 이야기 중심의 서사성이나 실재를 재현하려는 기술력과는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그림'은 철저하게 하나의 회화이자 오브제로서 모니터라는 프레임 안에서 미세하게 진동하며 존재감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 강주형과 이승훈은 '시간-회화'라고 부르는 새로운 형식의 협업 작업을 통해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3분가량의 짧은 움직이는 그림 '둘레'는 작가가 거주하는 서울 문래동 일대에서 마주한 일상적인 풍경과 인물을 스케치한 작업으로 상이한 시공간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작동시켜 예기치 못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김윤섭은 회화의 형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는 과정에서 최근 회화와 드로잉, 애니메이션의 구조와 기법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신작 '걷는 사자'는 사자를 회화적으로 묘사하고 유화와 선, 단순화한 드로잉, 드로잉에 시간과 공간감을 부여한 애니메이션이 연결된 작업으로, 회화와 애니메이션 사이의 긴장과 공존의 문제를 고민한다.

'뽈뽈뽈'은 화려한 기법이나 정교한 테크닉 대신 회화의 손맛을 그대로 전달하며 매끈하게 잘 다듬기보다 무언가 어색하고 삐거덕대는 날 것의 느낌을 애써 감추지 않는다. 이들의 작업은 회화의 표현의 경계를 확장하고 회화가 도달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물리적 장치를 보탬으로써 그 만큼의 긴 호흡의 전달력을 지닌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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