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석 별빛등대 DOA 대표]

군포 아동센터 인연 20대 직장인들
비영리 청년음악단체 만들어 공연

 

“청년들이 살아가기 힘든 시대라 하지만 음악을 통한 청년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해 지역사회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우리 안에서 든든한 지지체계가 되고자 합니다.”

군포시 지역아동센터에서 연을 맺은 청소년들이 성인이 돼 다시 만나 과거를 추억하고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별빛등대 DOA'. 청년음악단체를 이끄는 지현석(27·회사원·사진 왼쪽 첫번째) 대표는 'dreaming once again'으로 '다시 한 번 꿈꾸다'를 추구한다.

지 대표는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재능을 활용한 활동을 고민해 조금 더 즐거운 청년 시기를 보내고자 한다”며 운영에 따른 소신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번 사는 인생 즐겁게 살자'라는 인생 목표를 갖고 즐겁게 청년활동을 하고 있다”며 “청소년 시절 음악을 함께 배우며 자랐기 때문에 비록 아마추어지만 직접 공연의 전 과정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지속적인 청년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악기를 다루는 청소년 등 예비청년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략을 설명했다.

빈곤과 위기 상황에 부닥쳐 있는 만18세 미만 아동들을 대상으로 보호와 교육은 물론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

지 대표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군포1동에 있는 기쁨지역아동센터에서 각종 아동복지서비스를 받으면서 성장했다. 특히 현재 20여명의 회원 대부분이 이곳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가족이나 다름없는 특별한 친구들이다. 일찍이 공동체 안에서 음악을 통한 관계 형성으로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해 왔다.

이후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능력 있는 사회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도 함께 겪었다. 이들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부분들이 많아 변함없는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데 익숙하다. 의기투합으로 뭉친 구성원들은 20대 초반부터 중·후반까지의 남녀 대부분이 직장인이다.

지 대표는 군포에서 25년간 살아온 현재 4년 차 직장인이다. 회원들과 함께 마을에서 음악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개개인이 악기 연주로 소형 오케스트라단을 구성할 정도다. 이들은 지역 행사나 축제, 공연, 심지어 마을 잔치 등에도 초대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기 모임을 통해 그 시절 함께 배운 음악을 매개로 본격적인 청년단체 활동을 하기 위해 2017년 비영리단체 등록 후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18년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지역 내 문화예술 청년단체들과 조우했다. 미술 활동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마을갤러리'와 영상활동이 주업인 '맬리스'가 그것이다. 이들과 2019년에 청년문화예술 장터인 '야미마켓'이라는 이름으로 플리마켓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청년마을사업단 이룸'이라는 이름으로 세 공동체를 연계한 단체를 만들었다. 연계사업으로 기존 '별빛등대 DOA' 공간을 활용해 '청년복합공간 VATA'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전시, 작품판매, 공연 등 청년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열어갈 수 있는 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청소년들에게 배움터를 제공하고 청소년 식당도 병행하고 있다.

지 대표는 운영자로서 현실적인 문제점과 입장도 밝혔다. “우선 단체 활동이 자칫 루스해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여성회원의 비율이 낮아 다소 칙칙한 분위기가 될 수도 있다. 음악 활동이 주 영역이기 때문에 구성원 대부분이 악기를 하나씩 다룰 줄 알지만 오래전에 음악을 그만둔 회원들도 있고 관심이 많지 않은 회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음악 활동 외에 회원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찾는 중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부분의 청년단체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공모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비영리단체 등록이 필요한데, 소재지에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어 오픈 공간이 시급한 실정이다”며 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직장 일을 겸해 단체를 운영하려다 보니 비영리단체임에도 전산상 사업자로 인식이 돼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정책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공모사업을 통하지 않더라도 지자체 내 청년활동 인큐베이팅·컨설팅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제도권에 제안했다.

지현석 대표는 마지막으로 “회원들이 모여 작지만, 빅밴드를 구성해 별빛등대 DOA만의 곡을 만들어 공연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인 소망을 언급했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