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15경기 무승 절체절명 위기
최근 대구·수원 연파 분위기 반전
거세지는 상승세 중·하위권 긴장

6~12위 승점차 6점 이내 대혼전
파이널B 맞대결 따라 순위표 요동
▲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지난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7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가 동네북에서 ‘저승사자’로 거듭났다. 최근 2연승에 전달수 대표의 재신임, 무고사 차출 면제 등 낭보가 잇따르면서 거세지는 인천의 상승세에 중하위권 팀들은 이제 모두 강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공동 표적에서 저승사자로

올 시즌 인천은 최근까지 K리그1 소속 나머지 11개 모든 팀의 공동 표적이었다.

상주 상무의 자동 강등(올 시즌에만 적용)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상무가 12위를 하지 않는 이상)11위만 해도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고 1부리그에 살아남을 수 있어, 어느 팀이든 꼴찌 인천만 잡으면 강등은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11위 탈출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어진 중_하위권 팀들은 '서로 치열하게 싸우며 힘을 뺄 필요 없이, 결국 꼴찌(인천)를 집중 공략해 완벽히 주저앉히면 모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계산은 얼마 전까지 얼추 맞아가는 듯 보였다.

인천은 15라운드까지 승리 없이 5무 10패를 거둬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인천이 아니었다.

인천은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임완섭 감독의 후임 사령탑 선임 문제로 오랫동안 내홍을 겪다 최근 조성환 감독 영입 이후 급격히 안정을 찾았고, 16라운드 대구FC전과 17라운드 수원삼성전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강렬하게 ‘생존왕’ 모드를 켰다.

특히, 22일 17라운드에서 수원을 1대 0으로 물리친 것은 K리그1 강등권 판세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2013년 12월1일 리그 최종전에서 거둔 2대 1 승리 이후 이날 전까지 약 6년 8개월 동안 안방에서 수원을 이기지 못했던 인천이, 이날 승리로 단박에 11위 수원과의 승점 차를 3으로 좁히면서 K리그1 중_하위권의 강등 탈출 경쟁을 안갯속으로 만든 것이다.

 

▲강등 가능성, 이제 남일 아냐

15라운드까지 인천(현재 승점 11)은 가장 유력한 강등 후보였다.

하지만, 2연승을 거두면서 인천은 극적으로 나머지 11개 팀의 공동 표적에서 벗어났다.

이제 중_하위권의 어떤 팀도 강등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먼저 승점차가 3에 불과한 수원(승점 14)이 가장 불안하다. 여기에 현재 6위 FC서울(승점 20), 7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19), 8위 강원FC, 9위 성남FC(이상 승점 18), 10위 광주FC(승점 17)도 절대적인 안정권이 아니다.

실제 강원은 최근 6경기 무승(4무2패), 성남도 5경기 1승2무2패로 침체 분위기다. 광주는 최근 10경기에서 단 1승(4무5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이들은 17라운드에서 수원이 인천을 잡아주기를 간절히 바랐겠지만, 인천은 이 희망을 멋지게 부쉈다.

여기에 리그 막판에 더 강력해지며 승점을 쓸어담는 인천의 생존왕 이미지는 이들 중_하위권 팀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파검의 피니셔’ 무고사마저 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 차출을 피하면서 이제 인천은 100% 이상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다.

22라운드 이후 7위 이하는 모두 23라운드부터 파이널B에서 다시 만나는데 각각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것이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나머지 중_하위권 팀들은 이제 인천을 저승사자로 생각할 것이다. 인천에게 잡혀 강등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이제 어느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인천은 꼭 생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