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감염병에 대한 어두운 공포의 그림자가 우리를 엄습하려 한다. 일상은 헝클어지고 사회관계망도 움추려들고 있다.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감염 비율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사회 일부에서는 감염병 사태조차 '네 탓' 돌리기에 몰두하는 부끄러운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마음의 방역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우선 우리동네 우리마을에서부터 역병의 공포를 물리쳐 보자는 시민들의 자구노력들이 마음의 울림을 던져주는 이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시기, 경기도내 곳곳에서 희망이 피어오르고 있다고 한다. “우리동네를 우리가 방역하자”며 코로나 지킴이를 자처하는 시민들이 여기저기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어서다. 지난 25일 수원시 영통구 구매탄시장 일대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역활동에 나섰다. 마스크를 꾹 눌러쓴 시민들이 저마다 소독약을 들고 폭염의 더위 속에서도 방역 자원봉사에 임했다. 이날 방역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 지역 여성지원민방위대와 구매탄시장상인회 회원들이었다고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동네 주민들이 마음과 힘을 모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고양시에서도 이날 지역내 자원봉사자, 상인회, 사회적기업봉사회, 기독교연합회 등 2000여명이 나서서 버스정류장, 공원, 개방형화장실 등 다중이용시설 750여 곳을 돌며 방역활동을 벌였다고 한다. '나눔의 마음'으로 감염병 확산에 대처해 보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수원 팔달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주민들이 벌이고 있는 '사랑의 반찬 나눔'이다. 대형마트 등 사람이 밀집하는 공간을 찾지 않더라도 식재료와 반찬을 얻을 수 있는 공유 냉장고를 마련한 것이다. 주민들이 잉여 식재료 등을 넣어두면 필요한 주민들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수원의 지역 맘카페 등에서는 요즘 주민들이 궁금해 하는 방역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채널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도 한다.

역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려는 방역활동은 이같은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출발한다. 무더위 속에서 방역의 최일선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보건소와 도립의료원 등의 의료진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마음도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