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생긴 삶 … 몸은 편해도 마음은 불편하다

 

코로나19 사태는 가정 내 주 소득원들의 임금 체계를 뒤흔들었다. 인천 기업들 가운데 경영난에 연장과 야간, 휴일 근로를 없애는 데 더해 아예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곳도 적지 않다. 어떤 회사들은 “사정이 어려우니 몇 달 정도 쉬”라며 직원들 직만 걸어 놓고, 휴직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임금 상승 없는 노동 시간 감소는 소득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연장 근무 실종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노동자들이 꿈꾸던 여유로운 저녁이 현실화했지만 줄어든 임금으로 복잡한 심경들이다.

25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하면서 인천지역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최근 몇 개월 동안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인천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은 41.5시간에서 42시간 사이로 40시간대 초반을 보이던 게 올해 4월 36.4시간으로 떨어지는 등 30시간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1주일에 노동 시간이 5시간만 줄어도 시급 1만원 일자리 경우 월급이 20만원 넘게 깎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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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한 세무사사무소 대표는 “아무래도 산업단지 중심으로 제조업체가 주로 포진하다 보니 생산직 중심으로 연장 근로 수당부터 쪼그라들고 있다”며 “여기에 해당하는 대부분이 40~60대들로 가계 수입을 담당하는 가장들이다”고 설명했다.

경영계가 일거리를 찾지 못해 임시 휴직이라든지 유급 휴직, 무급 휴직하는 일도 평월에 비해 많게는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3월 2만4000명이던 인천지역 일시 휴직자는 이번 연도 3월 8만7000명으로 급증해 지난달에도 3만4000명으로 전년 7월(2만3000명)보다 48%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직에서 비롯된 임금 하락을 그나마 그간 마련된 정부 대응책으로 해소하고 있었던 것이 오는 9월부터 차츰 사라진다는 점이다. 고용유지지원금 일반업종 특례 기간은 9월 종료를 앞두고 있고, 유급 휴업수당을 일부 보전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은 기존 90% 지원에서 10월부터는 67%로 내려간다.

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결국, 기업 경기가 살아나야 임금 부분도 원상 복귀할 텐데 코로나19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고 정부 지원 규모도 축소 분위기다. 이런 맥락이라면 그동안 지역 경영계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구조조정이 하반기 잇따를 수 있다”고 전했다.

/탐사보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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