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선수단, 2년간 임시숙소행
기존 식당 철거대상 포함 대책 필요
시체육회, 종목별 자체적 해결 바라
지도자 “집중력 저하 … 대안 마련을”
예산 등 어려움 직면 … 논의 지속키로
인천시체육회와 현장 지도자들이 '문학선수촌 신축 공사'란 경사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밥(식당) 때문이다.

사정은 이렇다. 인천시체육회는 최근 지도자들을 만나 내년 1월부터 문학선수촌 신축 공사가 이뤄짐에 따라 그 전까지 숙소를 옮겨야 한다고 알렸다.

현재 문학선수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85명(인천시청 42명, 인천시체육회 43명)이 대상이다.

이들은 공사 기간(2021년 1월~2023년 1월/약 2년) 동안 임시 숙소를 얻어 생활해야 한다.

시설이 낡아 곳곳에 금이 가고 물이 새던 문학선수촌을 새로 짓는다는 소식은 이들에게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임시 숙소 생활을 하는 2년 동안 식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를 놓고선 의견이 갈렸다.

지금까지 선수 및 지도자들은 식비를 내고 기존 문학선추촌 내 식당을 이용했는데, 이 건물 역시 철거 대상이라 공사 기간 중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

인천시체육회는 임시 숙소로 옮기면, 식사는 종목별로 각자 알아서 해결해 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도자들은 “훈련에 집중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밥을 어디서 어떻게 먹느냐는 운동 선수 및 팀 전체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냥 팀 별로 알아서 하라고 하면 때마다 수십명의 식사를 어찌할 지 고민해야 하는데, 매번 이렇게 신경을 다른 곳에 쓰면 훈련에 집중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지도자들은 종목별로 찬모를 구해주거나, 대체 식당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인천시체육회는 지도자 대표까지 불러 함께 머리를 맞댔지만 예산 부족 및 현실적인 어려움 등으로 대안을 찾지는 못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찬모를 구할 경우 추가로 예산이 들어 어렵다. 꼭 필요하다면 유치비 등 다른 예산을 줄여야하는 데 이 경우 선수 스카우트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대체 식당 역시 매일 식사 가능한 기본 인원을 보장해야 하는 데, 이 역시 쉽지 않다. 아예 식당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알아보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식품위생법이나 소방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식당 시설을 갖추려면 또 별도 예산이 들어간다”며 난처함을 호소했다.

지도자들은, 내년 초까지 아직 시간이 좀 있는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시체육회와 대화하며 함께 대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한 지도자는 “최근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먼저,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도자와 시체육회가 함께 머리를 맞댔다는데 의미가 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계속 대화하면서 좋은 방안을 찾아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연면적 4000㎡ 부지에 숙소 45실, 식당, 체력단련실 등을 갖춘 '인천광역시 선수단 숙소'를 2021년 1월 착공, 2023년 1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문학선수촌(낡은 아파트 건물/문학동 388)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선수촌을 짓는다.

현 문학선수촌은 1988년 지어졌을 당시 평범한 아파트(6개동 규모)였지만 1995년,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 결정 후 인근에 문학월드컵경기장 건립이 추진되면서 발파작업 등에 따른 민원이 커지자 인천시가 이주보상을 하고 매입했다.

인천시는 이 중 5개 동을 철거하고 나머지 한 개 동을 남겨 2000년부터 선수 숙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 48가구에 인천시청 및 체육회 소속 선수 수십 명이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