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를 마치기도 전에 다시 코로나19가 2차 유행을 시작했다. 기세가 만만찮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과 경기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그 이틀 후에는 인천지역도 2단계로 격상됐다. 고위험시설의 운영과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참석이 예상되는 각종 모임·행사도 금지됐다. 그리고 다시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됐다. 15일 국내발생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시행한 후 일주일이 지났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 후 빠르면 1~2일 통상 일주일 내에 감염 여부가 드러난다. 이번 주부터는 지난 한 주간의 방역 성과가 드러날 것이다.

정부가 그토록 간곡하게 호소했던 지난 주말 사이 시민들의 호응은 매우 높았다. 마스크 착용과 외출자제, 휴가를 포기하고 집에서 주말을 보낸 시민들의 일상이 각종 인터넷 카페와 SNS에 올라오면서 큰 호응을 받았다. '우리가 극복하자'는 시민들의 의지와 역량은 이번에도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됐던 사랑제일교회와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집단휴진에 돌입한 전공의들과의 갈등은 여전한 암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발생한 지표환자는 12일 35명에서 13일 47명, 14일 85명으로 불어났다. 광화문집회가 있었던 15일 155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16일 267명, 17일 188명, 18일 235명, 19일 283명, 20일 276명, 21일 315명, 22일 315명으로 늘었다.

늦은 얘기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적잖이 실망스럽고 답답했다. 상식에 반하고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일부 집단으로 인해 국민의 안전이 현저히 위협받는 비상한 상황에서조차 공권력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공권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고 나서야 비로소 법을 집행하는 상황이라면 이것이 분명 정상은 아닐 테다.

정부는 시민들의 양식을 믿고 좀 더 과감하고 단호한 태도로 상황을 관리해 주기 바란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현재의 상태를 수호하는 것 외에 다른 답은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