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신 인천상공회의소 회장

인천시민 모두가 염원하고 있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가 마지막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인천지역 상공인들의 마음을 모아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의 인천 유치 결정을 간곡히 부탁드리고자 한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의 요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가 2025년까지 약 620억원을 투입하여 바이오 분야의 국제 규격 수준을 갖춘 아시아 최초의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기관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뉴딜 정책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은 오는 2022년 86만ℓ로 증가하여 세계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전문 인력의 공급은 생산 능력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2022년에는 8000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최첨단 산업이자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전문 인력의 부족은 곧 산업경쟁력 약화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인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바이오의약품의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뿐만 아니라 독일의 머크, 프랑스 생고뱅, GE헬스케어 등 세계적인 바이오기업들이 속속 인천에 집결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이오의약품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세계 최대가 된 것은 인천 송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인천에 소재한 바로 그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들이 전문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기업에서 먼저 국제 규격의 인력양성센터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가 어디에 소재해야 할지는 자명할 것이다. 실제 인력이 필요하고, 현장 실습이 가능한 지역에 소재하는 것이 누가 봐도 합리적일 것이다.

인천은 연세대, 인하대, 인천대, 글로벌캠퍼스 등 국내 유수의 대학이 바이오기업과 협업시스템을 구축하여 언제든지 바이오 전문 인력을 양성할 준비가 되어있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우수한 배후 인프라와 역동적인 인천시민들도 국내 바이오산업의 세계적인 도약을 이끌 기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에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인천지역 기업인들이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것은 11년 전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정부에서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5조6000억원 규모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결정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공모하였다. 당시 인천은 송도국제도시 5.7 공구에 부지를 마련하였고,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 셀트리온 등 관련 기업 입주가 확정되어 있는 등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국내산업의 미래 경쟁력 강화라는 대의보다는 국토균형 발전이라는 이유로 아쉽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실패하였다. 그럼에도 인천은 탈락발표 하루 만에 송도바이오메디파크를 자체적으로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지치지 않고 바이오업체를 유치하고 지원하여 인천을 오늘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1위 지역으로 만들었다.

11년 전 '첨단의료복합단지' 사업에 인천이 선정되었다면, 과연 국내 바이오산업의 위상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아직도 많다. 아마 생산 능력이 세계 1위를 넘어 R&D 부분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근접하지 않았을까?

이번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선정 과정에서는 11년 전의 우(愚)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 국민의 세금을 소중히 사용하여 'K-방역'의 명성을 이어가고,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역에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설립해야 한다. 그곳이 바로 인천 송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