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이 일부 학교에 집중되면서 우리나라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내 다문화가정 학생은 2018년 2만9099명에서 지난해 3만3482명으로 급증했다. 안산이 4605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원 2708명, 시흥 2466명, 부천 2445명 순이다.

하지만 다문화학생은 일부 학교에 집중돼 있다. 안산 원곡초등학교는 총학생수 540명 중 다문화학생 비중이 97%에 달한다. 선일초등학교 역시 학생 432명 중 75%가 다문화학생이며, 관산중학교( 75%), 선일중학교(40%) 등도 다문화학생 비중이 높다. 다문화학생으로서는 한국어를 습득하고 한국문화를 접해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셈이다.

지금처럼 다문화학생이 특정 학교에 집중돼 있는 것보다 한국인 학생이 많은 학교에 다니는 게 한국사회 적응에 유리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다문화학생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다문화학생이 적은 학교는 입학절차부터 까다로운 데다, 입학하더라도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거나 다문화학생이 많은 학교로 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문화학생이 한국 학생과 어울려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문화학생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공공기관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경기도의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해 '도교육청 다문화교육 진흥조례'를 개정, 다문화학생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다문화교육지원센터'를 설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지원센터 설립은 요원한 실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6월 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는데 빨라야 오는 12월 완료될 예정이다. 지원센터가 언제까지 설립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지원센터 설립 필요성을 인식했으면 하루빨리 실행에 옮기는 것이 타당하다. 굳이 연구용역을 거쳐야 하는 것이 필수적 절차인지 의문이 든다. 행정기관이 외부에 발주하는 연구용역이 고비용을 초래하고 있음에도 대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