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1천250만 마리 60년치 자료 분석, 몸집 크기 전 '조기회귀' 결론

 

▲ [EPA=연합뉴스]

알래스카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들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탁에도 자주 오르는 연어의 덩치가 작아지는 것은 연어 잡이를 통한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연어를 영양원으로 삼아온 주변 생태계도 위축시키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학 생태·진화생물학 교수인 에릭 팔코박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알래스카 어업·게임국이 1957년부터 60년간 수집한 연어 1250만마리의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이 자료에는 왕연어와 백연어, 은연어, 홍연어 등 알래스카 강으로 회귀하는 연어 네 종(種)을 모두 망라하고 있다.

연구팀은 알래스카 강에서 잡히는 연어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이들이 바다에서 이전보다 일찍 산란지로 돌아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7년가량 바다를 돌아다니며 성장한 뒤 산란지로 돌아오는데 바다에서 머무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이다.

팔코박스 교수는 "(알래스카에서 잡히는) 연어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같은 나이에 성장이 더뎌 덜 컸거나 아니면 더 어리거나 둘 중의 하나"라면서 "연어가 이전보다 더 어린 나이에 강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강력하고 일관된 흐름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어의 조기 회귀를 초래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중에서 인공 부화 연어와 야생 연어 간 먹이 경쟁 격화와 기후변화 등이 모든 종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곱사연어(pink salmon)는 인공 부화 영향으로 북태평양에서 개체 수가 역대 최대로 늘어나 다른 연어들과 먹이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연어를 잡아먹는 바다 포유류 개체 수 회복과 기업형 어로 증가 등의 영향은 연어 어종에 따라 엇갈리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어가 바다에서 더 오래 머물며 덩치를 키울수록 산란지 하천에 성공적으로 도착해 더 많은 알을 낳을 수 있지만, 아예 돌아오지 못할 위험도 커진다면서 연어의 조기 회귀는 바다가 그만큼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 제1저자인 페어뱅크스 알래스카대학의 크리스타 오케 박사는 이와 관련, "바다에서 연어의 생존을 위협하는 전체적인 위험을 증가시키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정확히 집어낼 수는 없었다"면서 이는 추가연구가 필요한 도전적 과제라고 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알래스카에서 잡히는 연어의 크기가 작아진 결과는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작은 연어는 산란율이 떨어져 개체 수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또 덩치가 작으면 고기의 양이 줄어 낮은 가격에 팔리고 특정 크기 이하는 통조림용밖에 안 돼 연어잡이를 통한 수익도 줄어든다. 이와 함께 곰이나 곤충, 조류 더 나아가 하천 주변 숲 등 연어에게서 영양을 공급받아온 주변 생태계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팔코박스 박사는 "연어는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포식자에게 잡히거나 산란을 한 뒤에 죽으면 그 영양분이 숲과 하천 생태계로 전달된다"면서 "이는 연어가 생태계에 기여하는 전형적인 예로, 그 영양분의 양은 몸집에 달려있다"고 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