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투입 중단키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경기도내 수해 지역 주민들의 한숨이 깊다.
수재민들은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공포까지 더해지자, 급기야 응급 복구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자원봉사자의 방문을 거부하는 실정이다.
19일 이천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수해 지역에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등을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한동안 주춤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면서 자칫 응급 복구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천시 관계자는 “수재민이 직접 시에 자원봉사자 등의 투입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해 이를 수용했다. 아무래도 여러 명과 접촉을 하다 보면 코로나19 감염 등의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직 피해 복구가 완벽히 마무리된 상태가 아닌데 갑작스레 일손이 빠져 피해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리게 됐다. 수재민에겐 면목 없지만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한다. 수재민을 위한 대책 마련도 최대한 빨리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천시는 이달 초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장마로 시내 곳곳에서 인명·시설 피해가 발생하자 지역 군인을 비롯해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등을 복구 현장에 투입한 바 있다. 특히 이천시 같은 경우는 도내에서도 피해 규모가 큰 곳에 속해 날마다 최소 30명에서 최대 100명을 동원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수재민은 이중고를 겪는다는 데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날 엄태준 이천시장은 개인 SNS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협조를 시민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엄 시장은 “며칠 전 끝난 기록적인 폭우로 이천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집과 농경지 등이 침수돼 망연자실해 하는 시민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다행히 끊임없이 이어지는 자원봉사자 발길로 도시가 조금씩 회복됐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만약 코로나19에 걸린다면) 수해 복구가 시급한 이웃을 위한 자원봉사도 할 수 없게 된다.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천뿐 아니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본 안성 역시 수해 지역에 자원봉사자 투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수해 지역 같은 경우 특히 방역 환경이 열악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안성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해 지역 자원봉사자 투입은 3일 전부터 멈춘 상태다. 다만 앞으로도 투입을 중단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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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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