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본기 말기 오존층 고갈 초래…플루토늄-244 등 찾아내면 "스모킹건"

 

▲ 청색 점선은 지구 궤도, 그 안의 점은 태양을 나타낸다. [ Jesse Miller 제공/

지구가 겪어온 여러 차례의 대멸종 중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은 초신성 폭발에 따른 치명적인 우주선(線)이 주범일 수 있으며, 암석에 기록된 특정 방사성 동위원소를 찾아내 이를 입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고 19일 연합뉴스가 미국 어버너-샘페인 일리노이대학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어버너-섐페인 일리노이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 교수 브라이언 필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 3억5900만년 전 데본기와 석탄기 사이에 발생한 대멸종의 원인이 우주에서 발생한 초신성 폭발일 가능성을 연구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데본기와 석탄기 경계 때 형성된 암석들이 자외선에 탄 것으로 보이는 수십만 세대에 걸친 식물 포자를 갖고있어 이 시기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식물 포자가 자외선에 탔다는 것은 오존 고갈이 오래갔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필즈 교수는 "대형 화산폭발이나 지구온난화 등 지구에서 발생한 참사도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지만 시기를 특정하기가 어렵다"면서 "지구에서 약 65광년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하나나 그 이상의 초신성 폭발이 장기적인 오존층 손실을 가져왔을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가까운 초신성 폭발 위협 중 하나는 600광년 이상 떨어진 오리온자리의 α별 '베텔게우스'로 살상 거리인 25광년을 크게 벗어나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운석 충돌이나 태양 폭발, 감마선 폭발 등 오존층 고갈을 야기할만한 다른 천체 사건도 검토했으나, 데본기 말기에 이뤄진 것 같은 장기간에 걸친 오존층 고갈을 초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신성 폭발은 이와 달리 원투 펀치 형식으로 지구에 연속적으로 충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폭발하자마자 파괴적인 자외선과 X선, 감마선 등이 지구를 할퀴고 지나가고 뒤어어 초신성 폭발로 가속된 우주선 방사가 지구에 장기간 피해를 준다. .

이는 약 10만년까지 지속할 수 있지만, 화석 증거는 데본기-석탄기 경계에서 절정을 맞는 대멸종까지 약 30만년에 걸쳐 생물 다양성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것을 보여줘 초신성 폭발이 겹쳐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대형 별은 대개 다른 큰 별과 비슷한 시기에 형성돼 초신성 폭발 뒤 다른 초신성 폭발이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초신성 폭발을 입증하는 열쇠는 대멸종 시기에 형성된 암석이나 화석에서 방사성 동위원소 플루토늄(Pu)-244나 사마륨(Sm)-146 등을 확인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두 원소는 지구에서는 자연적으로 생성되지 않으며 오직 우주 폭발을 통해 지구에 전달될 수 있는 것으로, 인근에서 이뤄진 초신성 폭발의 스모킹건(명백한 증거)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필즈 교수는 "이번 연구가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는 지구의 생명체가 (우주에서)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면서 "우리는 더 큰 우주의 시민이며, 우주가 우리의 생활에 개입하기도 하는데 감지할 수 없을 때가 많지만 때론 격렬할 수도 있다"고 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