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기업의 문화예술 기여

인천은 문화재단 중심 활동 활발
사진교육·전시관람·작가지원 등
다수 사업 9회걸쳐 들여다보기로
▲ 올림푸스 '아이엠 카메라' 메세나 운동에 동참한 암 환자의 작품./사진제공=인천문화재단

 

르네상스 시대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명성이 드높았던 예술가들도 피렌체 메디치 가(家)의 후원을 받았다. 지금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말하는 '메세나(Mecenat)'는 고대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트 황제의 대신이자 정치가·외교관·시인이었던 가이우스 마에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 BC 67~AD 8)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그는 시인 호러스(Horace), 버질(Virgil) 등 당대 예술가들과 두터운 친교를 맺고 그들의 예술·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며 로마를 예술부국으로 이끌었다.

메세나는 기업의 문화 예술과 스포츠 지원, 사회적 인도적 입장에서의 공식적인 예술후원 사업이며 미국의 카네기 홀, 록펠러 재단 등을 대표적인 메세나 활동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메세나 활동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2018년도 우리나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2039억5400만원으로 그 전전도 1943억 1200만원 보다 약 5% 증가했다. 2018년에 집계된 메세나 참여 기업 수는 515개다.

인천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연계된 다수의 기업들이 이 뜻에 동참하고 있다. 인천일보는 기업이 문화예술 분야에 후원하고 지원하는 동시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의 메세나 운동이 더욱 활성화 돼 특히 지역의 문화예술 성장을 이끌고 사회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인천문화재단과 '인천 메세나'를 다뤄보기로 했다. 그동안 인천문화재단이 '아트레인 메세나'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사업 내용과 현재 추구하고 있는 메세나의 참된 지향점을 총 9회에 걸친 연재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천문화재단의 메세나

인천문화재단은 예술로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풍요로운 지역문화예술을 만들기 위한 기부캠페인을 운영해 왔다.

기업이 인천 내 다양한 문화예술인과 단체, 재단의 문화예술활동을 후원하면 그 성격에 따른 홍보와 규모별 혜택을 제공하는 양방향 사업이다. 이와 함께 재단과 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기획 메세나도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메세나 방식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사업 유형에 따라 재단이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거나 지정·공모 형태로 참여예술인을 선정하기도 한다. 재단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약 15개 기업과 메세나를 진행했다. 현재는 하나금융TI, 올림푸스 한국,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이 대표적으로 남아있다.

 

#올림푸스 , 암환자 힐링 아이엠 카메라

▲ 올림푸스 '아이엠 카메라'
▲ 올림푸스 '아이엠 카메라'/사진제공=인천문화재단

 

카메라를 비롯, 광학기기 전문기업 올림푸스는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사진을 매개로 한 후원사업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2017년부터 해마다 이어져 온 이번 사업은 '아이엠 카메라'라는 이름으로 진행됐다. 사진 예술교육을 수료한 암 환자들과 함께 촬영 장소를 다니며 작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올림푸스와 인천문화재단은 설치미술가, 사진작가 등 7명 예술가(고영택, 길다래, 김순임, 박형렬, 백정기, 오민정, 조재영)의 참여해 '길 위에 잠시 멈춰서다'라는 주제로 작업했다. 암환자들은 촬영한 대표 사진을 실크스크린 판화로 옮겨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찾아 자연 속 오브제와 소리를 채집해 설치미술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유방암·대장암 등을 앓고 있는 이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자아 존중감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이번 사업의 기획의도다.

인천문화재단은 이 과정속에서 나온 작품들로 지난해 인천 중구 '차 스튜디오'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재단, 예술 속으로 원데이 아트투어

▲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원데이아트투어'
▲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원데이아트투어'/사진제공=인천문화재단

 

파라다이스재단 역시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와 시민 문화권 확대를 위한 예술 후원 행렬에 뛰어 들었다.

시민들과 함께 인천의 문화예술 공간을 투어하고 전시품을 관람한다는 구상인 '인천, 예술로 걷다'를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의 투어에는 각 분야 전문 예술가들이 동행한다.

이들의 자세한 설명이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지난해에는 최고은 싱어송라이터와 최선 미술작가, 김준영 거문고 연주자, 김헌기 작곡가, 류찬 뮤지컬 작곡가, 조진주 바이올리니스트, 하태석 건축가, 차진엽 안무가, 서정민 가야금 연주자, 신명환 만화가, 장혜림 안무가 등이 코스모40, 인천아트플랫폼, 엘림아트센터, 트라이보울 등에서 즉석 연주회를 열거나 작품을 설명했다.

총 7000만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민·관 협력구조의 사회공헌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뜻깊다.

 

#하나금융TI, 전시 활성화 문화제휴협업사업

▲ 하나금융티아이 미디어아트 협업전시 '평행풍경'에서 선보인 정석희 작 '누구에겐 기억되고 누구에겐 소멸한다'
▲ 하나금융티아이 미디어아트 협업전시 '평행풍경'에서 선보인 정석희 작 '누구에겐 기억되고 누구에겐 소멸한다'
/사진제공=인천문화재단

 

하나금융티아이는 인천문화재단과 미디어 아티스트 창작을 지원하고 전시회를 활성화하는 기획으로 인천의 핵심 메세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인천문화재단과 하나금융티아이는 협약을 맺고 문화예술 분야 사회공헌 사업의 선도적 모델을 수립하기로 약조한 바 있다.

협약을 시작으로 하나금융티아이는 장르별 미디어 작가 2명을 선정하고 미디어아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후원받은 작가는 6개월 주기로 작품을 제작해 전시하는 순서다. 작품이 완성된 후 특별전도 열린다.

최병국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사회공헌 방향과 문화예술 공공기관의 책임,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만나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인천에서 이러한 활동이 더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인천일보·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