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광복'위해 적폐사관 청산해야
▲ 빛(光)의 근원인 해빛(日)이 달빛(月)을 머금은 글자가 朝(아침 조)다. /그림=소헌

 

“우리 대한은 타민족의 대한이 아닌 우리 민족의 대한이며 우리 한토韓土는 완전한 한인의 한토이니. (후략)” 최초의 독립선언서인 대한무오독립선언서(1918.11)는 한일합병 무효와 일본은 섬으로 돌아갈 것과 무력적 대항을 선포하였다. 이후 나라 안팎에서 여러 선언서들이 이어짐으로써 마침내 광복을 이루었다.

광복光復은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는 것으로 주체적 능동적인 개념이며, 해방解放은 구속이나 억압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타율적 수동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정평 있는 사전들조차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우리의 광복은 미국의 노예해방이나 개신교에서 모세가 이끈 해방이 아니다. 아울러 ‘독립’도 ‘광복’으로 이해하자.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독립獨立이란 원래 ‘같은 데’에서 따로 빠져나와 과거의 역사를 단절한다는 뜻이다. 즉, 미국은 본래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광함월색(光含月色) 해빛이 달빛을 머금다. 아무리 밝은 달빛도 해빛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속담을 응용하였다. “단군왕검이 신시배달의 법도를 되살려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여 나라를 세우니 _그 이름을 조선朝鮮이라 하였다”(출처:단군세기_). ‘아사달’은 밝고 환한 땅으로서 아사(아침朝)와 달(땅/산)이 합쳐진 말이다. 朝(조)는 풀숲(_/_)을 뚫고 떠오르는 해(日)와 달(月)이 합쳐진 밝은 기운으로 뭉친 나라를 뜻하며, 그대로 韓(한)으로 명맥을 이었다.

光 광 [빛 / 세월 / 번영]

①어둠이 사멸이라면 빛은 존재다. 그래서인지 오랜 세월부터 ‘빛’을 나타낸 글자가 많았다. ②_(광)은 빛의 으뜸(元생략형)인 해(日)를 뜻한다. ③_(광)은 번개(火)처럼 자연이 스스로(化화) 내린 빛이다. ④빛(火)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共) 비추기에 _(광)을 썼다. ⑤_(광)은 솥(_)에 음식을 넣고 불(火)을 때는 인위적인 빛이다. ⑥횃불(火)을 들고 있는 사람(_)을 _(광)으로 표현했으며 ⑦이 글자가 변하여 현재는 光(광)으로 사용하고 있다.

 

復 복 / 부 [돌아오다. 회복하다(복) / 다시(부)]

①_(회복할 복)은 풀무(每변형)를 발로 밟는(_쇠) 모습에서 왔다. ②풀무를 밟으면 바람통에 바람이 들어가 통통해졌다가 바람이 빠지면서 다시 홀쭉해진다. 그래서 _(다시 부)라는 뜻도 생겼다. ③復(복/부)는 _(복/부)의 의미를 확실하게 알리기 위하여 ‘발’을 강조하여 _(걸을 척)을 더했다. 적군을 물리친 후 갔던(_) 길을 다시 돌아오는(_) 형국이다. ④克復(극복)은 원래 형편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復活(부활)은 죽었던 것이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⑤중국에서는 復(복)과 複(겹옷 복)을 간략히 _(복)으로만 쓴다.

 

‘해방’과 함께 철저히 피동적인 단어가 있다. ‘식민殖民’이다. 일제는 ‘조선은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일본의 보호와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교활한 논리로 민족성을 변질시키려 했다. 더 애통하게도 광복 후 불과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미국군부가 한강토를 장악하였다. 주한미군은 무엇이며 한미워킹그룹은 무엇이란 말인가? 8·15 광복절에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집회를 보라. 여지없이 미국기와 일본기를 흔들어 대고 있으니 실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진정한 광복을 위해 민족정신을 갉아먹는 3대 적폐사관을 청산하자. 중국의 변두리라는 중화中華사관, 일본이 잘살게 했다는 식민殖民사관, 자본강국에 붙으려는 종속從屬사관이 그것이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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