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하는 보안검색 1902명 직고용 전환을 앞두고 공개경쟁 채용에 따른 실직 위기를 우려한 보안검색 직원들이 서울 청계천에서 집회를 갖고 단체 삭발을 강행하는 등 고용안정 보장을 촉구했다.

13일 인천공항 보안검색 노조 등 한국노총 소속 보안검색 직원들은 '인천공항 비정규직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실직 위기로 내몰고 있는 졸속 정규직 전환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가 공개경쟁에서 탈락한 소방대원 47명 해고를 결정하면서 보안검색 직원들 사이에 실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 보안검색, 소방대 및 야생동물통제 등 직원 100여명은 "근로계약 무시하는 불법 해고 중단", "가정을 파탄 내는 직고용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실직 위기에 처한 30여명은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항의 표시로 단체 삭발을 강행했다. 한 여성 직원이 머리카락을 자르며 눈물을 흘리자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 울음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정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실적을 쌓기 위해 보안검색 직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직고용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보안검색 직원들의 고용안정 약속을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서비스노조 공민천 위원장은 "보안검색 직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해 약속한 고용안정을 믿었다"면서 "인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직원들이 요구하지 않은 직고용 채용 절차를 강요하고, 탈락시 해고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야생동물통제 한 직원은 "인천공항에서 십년이 넘도록 근무했는데 직고용 시험 이후 실직 통보를 받았다"며 "아이 셋을 둔 아빠이자 가장인데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니 정부와 인천공항공사가 고용안정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에 따라 공항소방대(211명)와 야생동물통제(30명), 여객보안검색(1천902명) 등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 2천143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7년 5월 12일 입사 이전/이후 시점을 기준으로 면접채용/공개경쟁을 적용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