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지구 서울대병원 주축
구축사업 계획서 제출 준비

시, 송도 바이어 기업 앞세워
오랫동안 유치에 공들였지만
서울대 의료 인프라에 긴장

 

인천시가 송도 바이오 인프라 기반 마련을 위해 주력하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전에 경기도까지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바이오·의료 기업이 다수 포진된 경기도가 시흥 배곧지구의 서울대병원을 주축으로 센터 건립 의지를 보이면서, 몇 년간 만반의 준비를 이어온 인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는 황해경제자유구역 시흥 배곧지구 의료 바이오 클러스터 인프라 조성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구축사업' 계획서 제출을 준비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도 관계자는 “바이오·의료 기업의 최대 집적지인 경기도의 입지 조건과 더불어, 경자구역 배곧지구 개발사업자로 참여하는 서울대병원을 최대 유치 이점으로 본다”며 “특히 서울대 측이 센터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사업안을 함께 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는 정부가 바이오의약품 분야 실무 능력을 갖춘 인력을 키우기 위해 만드는 국가 교육기관으로, 세계적인 바이오 인력 양성소인 아일랜드의 '국립 바이오공정 연구소(NIBRT)'를 참조해 기획됐다. 산자부에 따르면 첨단 바이오공정 실습장을 만들고 현장 중심의 글로벌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2025년까지 센터 건립과 운영 등에 국비 61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바이오 클러스터 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해온 대표 사업이기도 하다. 시는 이전부터 정부에 바이오 인력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인력 양성 기관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건의해왔으며, 올해 센터 공모가 본격화되자 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디엠바이오 등 송도 바이오 기업들과 연구·생산 등 모든 분야에서 협업하겠다는 뜻을 모으고 연세대·인천대 등과도 센터 유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전날 박남춘 인천시장은 정부 세종청사를 직접 찾아 성윤모 산자부 장관에 센터 유치를 다시금 강조하기도 했다.

만반의 준비를 이어왔음에도 인천시는 경기도의 공모 참여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올해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시흥 배곧지구의 개발사업자 '서울대병원'이 최고의 걸림돌이다.

현재 시흥 배곧지구는 2025년 건립이 예정된 서울대병원을 기반으로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와는 겨우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둬 직선거리로 6㎞ 떨어져 있다. 사실상 입지 조건으로는 별 차이가 없는데 서울대병원이라는 탄탄한 의료인프라를 기반으로 바이오 센터 유치에 유리하다는 평이 나오는 탓이다.

이는 시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연세대 측에서 제기한 문제이기도 하다. 앞서 한균희 연세대 약학대학장은 지난 5일 열린 인천시의회 토론회에서 “현재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최대 경쟁자는 충북 오송이 아니라 시흥 배곧”이라며 “서울대 의대와 약대를 중심으로 굉장한 움직임이 있다. 탄탄한 대학 인프라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계획을 만들어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미래산업과 관계자는 “인천에서 건의하고 추진해온 사업인 만큼 송도에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송도에 입주해있는 바이오 대기업과 대학 연구기관과 협업해 최고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