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가 추진 중인 시립 민복진미술관 건립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시공을 맡은 업체가 계약 이행을 하지 않아 계약이 해지된 데다 공사는 8개월째 멈춘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올 연말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사업비를 모두 반납해야 할 상황이다. 현재로썬 올 연말까지 준공도 쉽지 않다.

12일 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9억원을 들여 장흥면 석현리 394번지 일원 780㎡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시립 민복진미술관을 건립 중이다.

미술관은 1층 기획전시실, 2층 개방형 수장고 형태인 상설전시실로 꾸며진다. 공사는 올 연말까지 완료한 뒤 내년 개관하는 것이 목표다.

양주 출신으로 한국 현대조각을 이끈 민복진(1927∼2016년) 조각가는 어머니의 사랑, 가족 간 조화를 대상으로 삼아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광화문 네거리의 가족 형상 청동 조각 ‘가족’, 백범광장에 설치된 ‘김구 선생’ 동상, 수유리 ‘4∙19 의거탑’ 등이 대표작이다.

시는 미술관 개관과 함께 민복진 조각가가 생전에 기탁하고 2016년 유족이 기증을 약속한 400여 점의 작품과 자료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공사를 진행하던 업체가 지난 4월16일 계약이 해지됐다. 이러면서 공정률은 16.8%에서 멈췄다.

앞서 시는 2018년 12월28일 시공사 A업체와 18억7526만원에 계약했다.

이후 A업체는 2019년 6월부터 채권(가)압류 5건(7억2655만원)과 하도급 업체 대금 미지급(2억3100만원)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동절기 공사 중지(2019년 12월31일∼2020년 3월9일) 이후 아예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시는 A업체에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4차례 보냈다. 하지만 공사 진척은 없었다.

그러자 시는 4월13일 계약 미이행에 따른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현재 공사는 중지된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올 연말까지 미술관 준공이 안 될 경우 예산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자칫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상황이 이러자 시는 다급해졌다. 올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려면 시공사 업체를 다시 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아서다.

결국 시는 지난 7월29일 수의계약과 신규 입찰을 놓고 고민한 끝에 수의계약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지역 업체와 계약할 경우 일자리 창출은 물론 사업의 시급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시 관계자는 “A업체가 계약 이행을 하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다. 이럴 경우 지방계약법(제27조)에 따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며 “사업이 시급한 만큼 지역의 종합건설업 면허를 갖춘 업체와 수의계약해 올 연말까지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