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만큼 쉬었다 … 월미도 역사 싣고 더 안전하게 달린다
▲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10일 월미공원역에서 월미바다열차 운행 재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코로나19로 멈췄던 월미바다열차가 다시 달린다. 지난 2월24일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 운영 중단한 지 5개월여 만이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운행을 재개한 월미바다열차는 공백 기간에 인천의 명물로 재도약할 채비를 갖췄다. 열차와 시설물 안전 점검을 마쳤고, 월미바다역을 비롯한 4개 역사는 저마다의 테마를 지닌 옷으로 갈아입었다. 볼거리도 풍성해졌다. 지난해 10월8일 개통 이후 116일간 12만6159명이 탑승했던 월미바다열차는 방역수칙에 따라 '열차 내 거리 두기' 방식으로 운행된다. 1편성당 정원(46명)의 37%인 17명까지만 탑승하고, 전자출입명부가 도입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운행 중단 기간을 월미바다열차가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기회로 삼았고, 이중·삼중의 방역망을 쳤다”며 “시민들께서 안심하고 월미바다열차를 많이 이용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반년 가까이 운행을 멈추기 전까지만 해도 월미바다열차는 지역 상권 활성화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개통 이후 월미바다열차 탑승 인원은 하루 평균 1088명에 이른다. 1편성당 정원이 46명인 점을 고려하면 매진 사례가 줄을 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월미바다열차 운행 재개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현장 점검을 마치고 “지역 상인들께서 월미바다열차 덕분에 주변 상권이 활성화됐다며 좋아하시던 모습이 생생한데 운행을 멈출 수밖에 없어서 안타까웠다”며 “흉물에서 명물로 거듭난 월미바다열차를 인천의 도시재생 사업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4개 역사, 주제별 공간 '진화'

5개월여 만에 시민과 다시 만나는 월미바다열차는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 코스로 한층 진화했다. 월미도의 역사부터 생태, 주변 경관, 체험 등을 아우르는 공간이 추가된 것이다. 특히 월미바다열차를 타고 내리는 4개 역사는 제각기 다른 테마로 꾸며졌다.

월미바다열차의 시작점으로 인천역과 마주한 월미바다역은 '월미도의 역사, 근대문화'를 주제로 탈바꿈했다. 우선 근대 건축을 바탕으로 공간이 재구성됐다. 월미도의 역사와 월미바다열차 8경, 이색 여행 코스 등의 콘텐츠도 전시된다. 개화기 옷을 입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월미바다역에는 대기 의자 162석이 설치돼 이용자 불편을 줄였다.

월미공원역에선 '자연생태·월미공원' 주제로 한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다. 하늘에서 본 월미도를 가상현실(VR)로 체험하고, 월미도의 자연·둘레길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월미공원역 옥상에는 내항을 한눈에 바라보는 전망대와 정원 휴게 공간이 갖춰졌다.

월미문화의거리역은 '인천상륙작전과 월미문화의 거리 변천'을 테마로 한다. 역사 내부에선 인천상륙작전 전시물과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월미문화의 거리의 변천을 담은 사진들도 소개된다. 인천 앞바다가 펼쳐지는 옥상 휴게 공간에는 메시지 남기기 체험, 최근 작약도에서 원래 이름을 되찾은 물치도 조망 공간도 설치됐다.

한국이민사박물관과 2024년 개관 예정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사이에 들어서 있는 박물관역은 '해양문화, 월미도의 박물관'을 주제로 꾸며졌다. 대합실에는 인천의 등대 테마 공간과 포토존이 마련됐다. 월미도와 개항장 일대 박물관에 대한 설명도 접할 수 있다.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월미바다열차 운행 재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미바다열차는 지난해 10월 개통 이후 매달 3만 명 안팎의 탑승 실적을 기록했다. 인천시 자료를 보면 월미바다열차 개통 이후 지역 상인회 180개 업소에서 매출이 2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여 동안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지지부진하며 교각 등이 흉물로 방치됐지만, 다시 달리는 월미바다열차는 인천의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야간 볼거리를 위한 미디어파사드와 경관 조명 설치 사업 등도 예정대로 추진 중”이라며 “이제는 내항, 개항장 일대 관광자원과 잘 연계해 원도심을 살리는 인천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업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1편 탑승 인원 17명 제한
온라인 사전 예약제 운영
전자출입명부·마스크 착용

 

월미바다열차는 방역수칙 이행과 함께 운행이 재개된다. 월미바다열차를 이용하려면 온라인 예약을 비롯해 사전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11일부터 월미바다열차를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승차권 예매는 월미바다열차 예매 전용 사이트(www.wolmiseatrain.or.kr) 또는 인천교통공사 홈페이지(www.ictr.or.kr)를 통해서 할 수 있다.

탑승 절차에도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1편성당 탑승 인원은 17명으로 제한된다. 46명 정원의 37% 수준이다. '열차 내 거리 두기'에 따라 띄어 앉거나 서 있을 수 있도록 좌석이 배치되고, 운영요원이 탑승해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도록 한다.

이용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전자출입명부도 작성해야 한다. 탑승 과정에선 안면 인식으로 체온이 측정되고, 열화상 카메라도 운영된다. 인천교통공사는 역사와 차량도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미바다열차 운영은 성수기(4~10월) 시간대가 적용된다. 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된다. 금요일부터 일요일, 공휴일에는 오후 9시까지 운행 시간이 연장된다. 이용 요금은 성인 8000원, 노인·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 장애인·국가유공자 4000원이다.

인천교통공사는 “1단계로 정원을 감축해 운행을 재개하고, 코로나19 진행 경과에 따라 인천시와 협의해 정상 운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