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개방·긴 세척주기 등 번식가능 판단
합동조사단, 조만간 재발방지책 내놓기로
▲지난 7월21일 인천 부평구와 서구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부평정수장과 공촌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부평정수장 모습.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지난 7월21일 인천 부평구와 서구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부평정수장과 공촌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부평정수장 모습.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수돗물 깔따구 유충 사태가 공촌·부평정수장의 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합동조사단은 정수장 구조와 공정을 조사한 결과 깔따구 유입·생존이 가능했고, 수도관을 통해 유충이 가정까지 이동했다고 판단했다.

한강유역환경청과 인천시는 10일 이런 내용이 담긴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동조사단은 깔따구 발견 원인으로 공촌·부평정수장 고도처리시설의 활성탄지를 지목했다.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활성탄지 건물에는 방충망이 있으나 창문 개방이나 환기시설 중단, 사람 출입 등으로 깔따구 유입이 가능한 구조였다. 이 시설은 또 상층부가 노출돼 깔따구가 산란하고, 유충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조사됐다.

이물질을 역방향으로 세척하는 주기는 20일로, 알의 부화와 유충 성장이 가능한 기간이었다. 합동조사단은 정수장에서 번식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타고 가정에 이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정수장에서 발견된 깔따구와 배수지·가정에서 나온 유충 종류가 일치했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활성탄지를 쓰는 고도정수처리 공정 운영을 중단하면서 깔따구 유충 검출량이 현저히 줄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수돗물 유충 사태는 지난달 9일 공촌정수장 공급 권역인 서구 왕길동에서 처음 불거졌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9일까지 인천에서만 민원이 1452건에 달했고, 유충이 확인된 사례는 256건에 이른다. 공촌정수장은 지난달 13일, 부평정수장은 지난달 18일 고도정수처리에서 일반 공정으로 전환했다. 시는 지난 1일 “인천 수돗물이 학교 급식 재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합동조사단은 이달 추가 조사를 거쳐 수돗물 유충 사고 재발을 방지하는 개선책을 포함한 최종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시는 이날 “고도정수처리시설 밀폐화, 오존 공정 설치는 물론 수돗물 생산 위생관리 기준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 조사단 최종 조사결과와 환경부 대책을 반영해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