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권씨 종중과 협약 체결
보수 마치고 시민에 '문 활짝'

시흥시는 시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관곡지(官谷池·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가 지난 1일부터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됐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그동안 '관곡지' 석축의 훼손과 이탈, 관곡지가 안고 있던 구조적·외형적인 결함, 정례적인 개방에 따른 관람객의 안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시는 지난달 말까지 문화재와 구조안전, 토목 등 각 분야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올해 상반기 문화유산으로서의 위상과 전통 공간의 품격에 맞도록 관곡지 석축을 자연석 석축으로 교체하고 법면 경사를 완화하는 전면적인 보수 공사를 완료했다.

관곡지는 네모진 연못에 둥근 섬을 갖춘 방지원도(方池圓島) 형태의 연못으로 우리나라 궁궐이나 사대부 가문의 고택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통 연못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특히 조선 전기의 명신인 강희맹(姜希孟, 1424~1483) 선생이 세조 9년(1463)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남경에서 들여온 '전당홍(錢塘紅)' 연꽃의 고사(古事)와 사위 집안인 안동 권씨 가문으로 계승·관리돼 오늘날까지 전해져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상징성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관곡지는 시의 '연성(蓮城, 연꽃의 고을)'이라는 별호(別號)와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해준 연못으로 인근에 조성돼 시민들과 사진작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연꽃테마파크'의 모태이기도 하다.

연성은 또 행정동 명칭을 비롯해 시의 전통문화축제인 '연성문화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어 시 정체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관곡지 석축 전면 보수 공사 완료를 계기로 시와 안동 권씨 화천군파 종중은 지난 7월23일 '시흥시 향토유적 관곡지의 보존 관리와 개방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사유지인 관곡지의 효율적인 보존·관리와 개방 활성화를 위해 양 기관이 지속해서 공동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시와 종중은 1일부터 관곡지를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절기인 4월부터 9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동절기인 10월부터 3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 시민 및 문화재 관람객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관곡지가 전면적인 석축 보수 정비를 통해 전통 연못의 품격에 맞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은 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서 시민들과 연꽃을 보러 전국 각지에서 오는 관람객들에게 더 훌륭하고 당당한 공간이 돼 자부심을 갖게 된다”면서 “종중의 재실과 개인 주거 공간이 함께 연결돼 있어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인데, 더 많은 시민이 관곡지를 즐기고 문화유산의 가치와 소중함을 배울 수 있도록 흔쾌히 공간을 열어주신 종중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권희천 종중 이사장도 “관곡지가 전통 문화유산 공간으로서 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노력해 주신 시에 감사하다”며 “이번 정비와 협약으로 시민들의 문화유산 향유권이 증대돼 기쁘고, 앞으로 협약이 오래갈 수 있도록 종중 차원에서도 이에 합당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시흥=김신섭 기자 ss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