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 기간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2011년 호우와 태풍으로 78명이 사망·실종된 이후 9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다.

지난 1일부터 9일 오전까지 경기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평균 416.8㎜를 기록했다. 연천 739.5㎜, 가평·여주·양평·안성·포천·광주 등의 누적 강수량은 500㎜를 넘어섰다.

역대급 폭우가 내리면서 경기도에는 사망 8명, 실종 1명 등 9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도내 170곳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흘러내렸다. 수백명의 이재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2013년 49일로 역대 최장이었던 중부지방 장마기간 기록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50일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천 범람·제방 붕괴로 인한 급류 사고와 침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10일 태풍 '장미'까지 한반도 상륙이 예보된 상황이다.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거대한 재해 앞에 벌어진 피해를 보듬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관심을 쏟을 때다. 정치권은 기상이변급 비상사태에 혼비백산한 국민들을 국면전환용 당리당략에 이용해서는 안된다.

삶의 터전을 잃고 절규하고 있는 이재민들 앞에서 홍수의 원인을 두고 진보와 보수가 4대강 탓이냐 4대강 지류 정비 사업을 막은 탓이냐를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재해 피해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피해 복구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공동체의 대응과 협력이 필요할 때다.

참담함과 좌절감을 느낄 이재민들이 삶의 기반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사태 속에 큰 비까지 내려 놀란 국민들이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분열보다는 한마음으로 재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한순간의 방심이 자연 재앙을 키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