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주공사, 1980년대 개발 경제성 탓 포기한 '부란'에 주목

 

▲ [EPA=연합뉴스]

 

미국이 민간 주도의 우주탐사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어젖힌 가운데 냉전 시대 미국과 우주개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러시아가 새로운 유인 우주왕복선 개발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는 1980년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이 개발했다가 낮은 경제성 탓에 지금은 방치된 우주왕복선 '부란'(Buran)을 기반으로 한 비행체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고 10일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 투데이(RT) 등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0일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 투데이(R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사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인 우주 비행에 대한 새로운 비행체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고진 사장은 "우리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재사용이 가능한 비행체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과거 활주로에 착륙이 가능했던 부란을 좋은 사례로 들었다.

부란은 러시아어로 '눈보라'라는 뜻이다.

1980년대 소련이 미국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발사에 자극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무인발사 실험으로 지구를 두 바퀴 도는 데 성공했지만, 소련 붕괴 이후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우주 왕복선 개발 계획이 중지됐다. 이후 비행체들은 사실상 방치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고진 사장은 다만 현재의 소유스 캡슐을 대체할 현대적이고 날개가 달린 우주왕복선 제작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계획 실현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캡슐 형태의 소유스 우주선은 1회 발사 비용이 우주왕복선의 5분의 1수준에 그치고 단순하지만 견고한 설계로 안전성이 높아 여전히 실용적 우주선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로스코스모스 공보실은 지난 2일 타스 통신에 "우주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스페이스 어드벤처스'(Space Adventures)사와의 계약에 따라 2명의 관광객이 탄 우주선 발사가 내년 말에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 미국의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는 유인 우주선인 크루 드래건을 탑재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민간 우주탐사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주인공이 됐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