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200여만 마리 살아
해양생물자원관, 보전 대책 촉구
갯벌 매립 개발사업 제동 걸리나
▲ 영종2지구에 서식하는 흰발농게.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갯벌 매립을 통한 개발이 계획 중인 인천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인근 '영종2지구'가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확인됐다. 영종2지구 흰발농게 서식 면적은 '강제 이주' 논란이 불거진 군산 선유도보다 9배 넓고, 개체 수는 5배 많은 200만여 마리로 추정된다. 정밀조사를 벌였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주문했다.

인천시는 갯벌 매립이 추진되고 있는 영종2지구(중산지구)에서 흰발농게 서식 실태를 공동 조사한 결과, 추정 개체 수가 최소 200만 마리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지난 7월6일부터 10일까지 국립생태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정밀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영종2지구 서식지 면적은 9만5209㎡로 확인됐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큰 흰발농게 서식지로 알려졌던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 인근 갯벌(1만914㎡)의 9배에 이른다. 정밀조사는 영종대교 남단 영종도와 준설토투기장 사이 갯벌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이뤄졌다. 권역별로 흰발농게 서식 밀도와 면적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개체 수를 산출하는 방식이었다.

조사 결과 영종2지구 흰발농게는 203만9104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식 면적뿐 아니라 개체 수도 군산 선유도(40만 마리)보다 5배나 많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영종2지구 흰발농게는 최소 200만 마리로 확인된다”며 “평균 서식 밀도와 서식지 면적 등을 고려하면 개체 수는 최대 258만9685마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갯벌을 매립해 2031년까지 휴양·주거·산업 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영종2지구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8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서 생물 다양성과 서식지 훼손 등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지난 6월부터 5개월에 걸쳐 흰발농게와 철새 서식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흰발농게는 해안 개발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영종2지구뿐 아니라 최근에는 군산 선유도 갯벌 개발로 대규모 이주 작업이 벌어지며 서식지 보호 문제가 불거졌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영종2지구 정밀조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전국 최대 흰발농게 서식지로 추정되는 영종2지구 주변부에 지속적인 서식지 훼손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며 “해양보호구역 지정 등 서식지 보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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