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족들 '걱정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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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렇게나 환자가 많은데요, 파업이 시작되면 우린 어떡하라고요. 너무 무책임한 거죠.”

6일 오전 수원시 지동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진료를 앞두고 접수창구에서 기다리는 환자들은 7일 전공의(레지던트 등)로 시작되는 '의료진 파업'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환자들은 의료진 대비 환자들은 항상 많은데, 파업이 진행되면 의료공백은 '필연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병원의 모습이지만 모두 근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날 접수창구에 놓여 있는 수십 개 의자 대부분은 환자와 보호자로 가득 찼다. 자리가 없는 환자들은 서서 기다리는 처지였다. 끊이지 않고 울리는 알림 소리와 함께 환자들은 계속 접수했지만,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환자들이 파업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모(46·여)씨는 “폐 기능 저하로 한 달에 두 번씩 병원에 오고 있다”면서 “지금도 의료진 대비 환자들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만 하는데, 전공의들이 파업한다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은 더욱 침체 된 분위기다. 응급실은 중환자실 등과 마찬가지로 생명과 직결되는 곳이다.

응급차를 타고 온 서모(56)씨는 “심장이 안 좋은 어머니께서 오늘 일어나시질 못해 119를 통해 급히 왔는데, 파업했으면 어쩔 뻔했냐”면서 “일부라 할지라도 누군가 빠지면 업무에 차질을 빚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다. 이때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환자들이다”고 했다.

성빈센트병원에선 현재까지 전공의 125명 중 51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 등에 대한 반대여론은 계속 악화하고 있어 파업에 참여하는 전공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같은 날 인근 수원아주대학교병원에서도 환자와 가족들이 아우성이었다.

이곳에서 자녀가 뇌수막염 치료를 받고 있는 한 아버지는 “아이가 응급입원인 상태에서 의료계 집단파업 소식이 들려서 너무나 불안하다”며 “다행히 병원에서 잘 대처해주고 있지만, 추후 의료공백 사태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뿐만 아니라 도내 곳곳의 종합병원이 혼란을 빚는 분위기였다.

분당 차병원의 외래진료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는 진료와 수술을 연기했다는 얘기까지 들려서 급하게 병원에 문의했다”며 “이래서 맘 편히 치료 받겠느냐”고 했다.

병원들은 전공의 인력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원 성빈센트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의료공백 우려에 응급실은 물론 해당 부서마다 최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현재 전문의들로 전공의들의 업무를 대체 편성하면서 의료공백에 대비한 상태다”고 말했다.

남양주 한양병원 관계자는 “2명의 전공의 모두 파업에 참여한다. 해당 전문의가 최대한 업무를 담당, 의료공백을 메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경훈·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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