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다음주까지 장맛비
역대 최장 49일 돌파 가능성
북극 기온 상승 '이례적 현상'

 

중부지방은 43일째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역대 최장기간인 49일(2013년)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의 경우 지난 6월 24일에 시작해 오는 14일까지 장맛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애초 지난말쯤, 늦어도 8월초면 끝날 것으로 전망됐던 장마가 길어진 근본적인 이유로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이상고온을 지목했다.

지구에서 가장 기온이 낮은 곳으로 꼽히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은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6월 평균 기온이 30도를 넘었다.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크게 올라가 일종의 '반사경' 역할을 했던 빙하와 눈이 녹고 지면이 드러나 햇빛을 받아들이는 '흡수판'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북극의 해빙 면적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2012년 기록을 넘어섰다. 최근엔 기후변화로 2050년 이전 북극에서 여름 해빙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따뜻한 공기가 쌓이면서 공기가 정체돼(블로킹 현상)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던 찬 기류가 남북으로 움직이며 한국·중국·일본으로 밀려왔다.

기상청 관계자는 “나비효과처럼 북극과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 비를 붓는 파생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건국대 기후연구소 센터장인 이승호 지리학과 교수는 “북극 해빙이 많이 녹아 북극과 중위도 간 온도 차가 작아지면서 북극의 냉기가 중위도로 넘어오고 고기압이 약해지는 바람에 장마전선이 북으로 올라가지 못한 채 한반도 중부에 걸린 상황”이라며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 원인은 온난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더욱이 최근 장마 양상은 과거와 다른 형태를 띠는 등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어떤 기상 현상이 나타날지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국내에서 이상기후 현상은 해마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의 경우 역대 가장 심각한 폭염이 닥쳤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한반도를 지나는 태풍이 7개나 됐다. 이는 모두 한층 강해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지난 1∼6월 시베리아에서 관측된 고온 현상이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가 아니었다면 약 8만년에 한 번 있을 법한 수준이라고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8년은 여름철 더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은 가운데 고도가 높은 티베트 일대 공기가 데워진 뒤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기압계 상·하층이 모두 뜨거워져 기온이 치솟았고, 올해는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며 이례적으로 긴 장마가 나타났다”며 “온난화로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지역별로 영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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