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 있는 학교, 책임감·즐거움 쑥쑥


학생들에 최대한 자율성 부여 입소문

올 개교이래 가장 많은 신입생 323명

대부도 갯벌·순천만 공원 체험 등

전국 방방곡곡 학생 주도 체험학습

E리가, 토요일에 열리는 반별 대항전

원만한 교우관계·학폭 예방 등 효과

 

▲ 이호중학교 학생들이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 이호중 학생과  교사가  '품안의 날'을 맞아 안아주고 있다.
▲ 이호중 학생과 교사가 '품안의 날'을 맞아 안아주고 있다.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에 있는 이호중학교는 지난 2011년 개교한 후 올해 가장 많은 신입생을 받았다. 2학년은 256명, 3학년은 255명이지만, 신입생인 1학년은 323명에 달한다. 1학년 학급 수만 11학급이다.

이호중에 신입생이 모이는 이유 중 하나는 지역 내 퍼진 입소문 덕이 크다.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자율성을 주는 이호중의 운영방침은 즐겁고 책임감을 줄 수 있는 교육으로 신입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김정숙 이호중 교장은 “이호중은 '울림이 있는 교육'으로 행복한 미래인재 육성을 학교 비전으로 세우고, 학생들이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 '자신감 있는 적극적인 사람', '여유로운 마음으로 배려하는 사람', '창의적인 생각과 행복으로 변화를 꿈꾸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또한 소통과 상호존중으로 모두가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 참 좋은 학교,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주도하고 반별 테마가 있는 체험학습

이호중학교의 학생 주도 체험학습은 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헌신적인 교사의 노력, 그리고 학부모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이호중학교의 '종합 선물세트'다. 특히 이호중은 안산 다수의 학교가 지난 세월호 참사 후 수학 여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경험을 위해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재미와 즐거움, 행복함, 배려, 협력 등을 배울 수 있는 체험학습은 학생들이 원하는 전국 방방곡곡을 탐방한다. 체험학습은 구상과정에서부터 학생들이 주도한다. 학생회가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하고 싶은 활동을 정한다. 한번은 학교가 여행사를 통해 지역의 박물관, 역사유적 등을 방문하는 체험활동 계획을 받았으나, 학생회가 거절하기도 했다. 그해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원하는 데로 강원도 대관령으로 가 농장체험을 하는 활동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학년 학생들은 하루 일정으로 안산 대부도로 떠났다. 학생들은 누에섬을 둘러보고 갯벌 체험을 했고, 칼국수를 먹으며 체험활동을 보냈다.

2학년은 2박 3일 일정으로 전라권에 수학 여행을 갔다. 전주에서는 한옥마을과 경기전, 레일바이크 체험을 하고 순천에서는 국가 정원과 생태공원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단순히 “좋았다, 즐거웠다”는 몇 마디 말로 끝낼 기억이 아닌, 큰 아쉬움과 소중한 추억을 안고 돌아왔다.

3학년 학생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졸업 여행을 다녀왔다. 3학년 학생들은 강원도 대관령 목장과 다이나믹메이즈, 설악산 주전골 생태탐방, 가리산 집라인, 카트라이더 쿠우쿠우 등을 찾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고 왔다.

 

#역사가 있는 '토요 E-리가'

매주 토요일마다 이호중 앞 운동장에서는 반별 대항전이 벌어진다. 축구와 플로어볼, 단체줄넘기 등이 체계적인 리그로 벌어진다.

각반별로 리그를 나눠 경기를 벌이고, 연말에는 상위권 반끼리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반을 가리고 득점왕을 뽑기도 한다.

E-리가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서로 사이가 나쁜 아이도 모두 하나가 돼 반의 우승을 응원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단합심이 길러지고, 아이들의 교우관계도 원만하게 된다.

또 E-리가로 학생들은 체육적인 특기를 발견하기도 해 이호중학교는 운동부가 없는 학교인데도 전국 육상대회 등에 입상자를 다수 배출하기도 한다.

이호중의 '토요 E-리가'는 올해까지 5년 넘게 지속해서 운영되고 있으며, 학교폭력 예방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여기에는 교육공동체의 희생도 있었다. 교직원은 쉬는 날인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토요 E-리가를 함께 운영하고,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언어순화로 혐오표현 아웃

 

▲ 이호중  학생들이  '선플캠페인'을 하고 있다.
▲ 이호중 학생들이 '선플캠페인'을 하고 있다.

 

▲바른말 쓰기 운동…선플운동 우수학교

이호중학교는 청소년 인성교육과 언어순화 캠페인활동을 통해 혐오표현 몰아내기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호중은 재단법인 선플재단이 주최하고 구글(Google)이 후원하는 2019-2020 '선플운동' 악플혐오표현 추방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지난 2014년부터 6년 연속이다.

이호중 학생들은 선플을 상징하는 문구가 가득한 푯말과 현수막을 지참해 학생 및 학교 인근 주민들에게 선플 캠페인 활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호중 선플활동은 한 달에 2회 이상 아침 일찍 등교해 인성교육의 기본인 바른 언어생활 습관 정착과 선플 달기 홍보 활동을 매년 20~30명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호중은 선플재단이 주관하는 전국 공모전에서 문체부장관상, 방송통신위원장상, 해군참모총장상 등을 매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도 공군참모총장상과 한국정보화진흥원장상, 선플재단 이사장상 등 13개의 상장을 받았다.


 

“마음대로 해봐라” 온전히 학생이 만드는 축제

 

▲ 이호중  학생회가 기획한 축제 '핵인싸 호중이들의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 이호중 학생회가 기획한 축제 '핵인싸 호중이들의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만든 '핵인싸 호중이들의 파티'

이호중은 지난해 10월 학교축제인 제6회 이호제를 온전히 학생들에게 맡겼다. 축제는 과거와 달리 전혀 다른 모양이 됐다.

첫날 열린 체육대회는 학생회가 선발한 진행 도우미와 댄스 동아리 학생들의 자발적인 공연으로 다채로운 모습이 벌어졌고, 둘째 날 열린 축제는 학생들이 계획 단계부터 실행, 평가의 전 과정을 수행했다.

이호중은 반별로 부스를 꾸밀 수 있는 예산액을 정해주고, 말 그대로 '마음대로 해봐라'고 맡겨 뒀다. 그러자 교직원들이 상상도 하지 못한 부스들이 만들어졌다.

학생회는 '핵인싸 호중이들의 파티'라는 축제 슬로건을 정하고 부스팀과 홍보팀, 공연팀, 운영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부스에는 QR코드를 활용한 추첨을 진행하며 평가를 받았고, 학생들은 각 부스를 돌아다니며 사은품을 챙기기도 했다. 특히 한 반이 마련한 '소개팅 부스'는 인기 만점이었다고 한다.

물론 일부 부스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으나, 그러면서 학생들은 자신감을 키워가고 더 나은 방법을 마련하는 법을 배웠다.

김정숙 교장은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는 가장 자유로운 학교로 통한다. 대부분의 결정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고, 축제와 체험활동 등도 모두 학생들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부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교직원들이 생각지도 못한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비록 실패하더라도 결정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