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임진강 수위 급상승 비상
공무원 비상근무 최악사태 대비

연천 누적강우량 703.5㎜ 기록
446가구 1209명 대피소로 향해

주택 파손·도로 유실 등 잇따라
“침수걱정에 밤잠 못 이뤄” 호소
▲ 파주시 공무원들이 문산초등학교에 마련된 주민대피소에 구호물자를 옮기고 있다

 

하루종일 호우가 집중되던 5일 저녁 6시30분. 파주시에 긴급 상황이 날아들었다.

북한지역의 봉래호 저수지가 붕괴되면서 임진강에 많은 물이 유입돼 군남댐의 방류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파주시는 팀장급 이상 공무원에 대해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텐트 1000개와 매트리스 2000개 등 대피시설 지원물품을 확보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임진강의 수량이 급증하게 되자 육군1사단은 민통선 해마루촌을 잇는 전진교의 민간인 출입을 전면통제했다.

6일과 7일까지 파주지역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문산읍과 255명이 지역의 6개 초중고등학교에 신속히 대피하는 등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누적강우량이 703.5㎜를 기록한 연천군에서도 446가구 1209명이 지역의 학교로 대피했다가 6일 오전 비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귀가했다.

계속된 홍수예보가 있었지만 대피명령까지 이어지자 주민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대피소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대피소가 마련된 초등학교에는 공무원들이 미리 배치돼 구호물품과 텐트를 설치하고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절차도 병행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북한에서 유입되는 수량의 증가로 적성의 비룡대교와 연천 필승교의 수위도 위험수위까지 상승하는 등 고비가 이어졌다.

연천의 필승교는 6일 새벽부터 최고수위인 11.88m를 기록하면서 위기대응 주의 높이인 12m를 위협, 역대 최고수위를 기록했다.

1996년 제방이 붕괴하면서 문산지역을 수중도시로 만들었던 임월교도 경계수위인 8.06m에 근접한 6.94m를 기록하면서 문산읍 주민들을 가슴 졸이게 했다.

문산 자유초등학교로 대피한 문산2리 김미숙 이장은 “임진강의 수위상승 방송을 들으면서 악몽 같았던 1996년이 떠올랐다”면서 “주민들과 함께 서둘러 학교로 대피했지만 침수될까 걱정돼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말했다. 또 “문산2리는 문산읍에서 가장 저지대로 폭우 때마다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피해가 예상된다. 하루빨리 장마전선이 걷혀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천 군남면 옥계리 주민 이종만씨는 “집중호우에도 연천은 다행히 큰 피해가 없어 불행 중 다행”이라며 “연천을 비롯해 다른 지역도 발생한 피해라도 최소화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군남댐 하류 주민들은 댐의 방류량이 증가하면서 침수피해가 예상됐지만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없자 안도하기도 했다.

폭우가 이어지면서 시설물 피해와 구조요청도 잇따랐다.

6일 오전 6시37분쯤 파주 파평면의 한 도로에서 92번 시내버스가 승객 4명을 태운채 물에 잠겨 구조요청이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다.

버스운전기사 임모(61)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양주시 울대리에서는 도로 법면이 유실돼 도로가 통제됐으며 광적면에서는 주택 지붕이 파손되면서 주민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경기 동북부지역인 가평군도 3년 만에 시작된 소양강댐 방류로 인해 가평천과 북한강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자라섬이 침수돼 섬의 진입로 전 구간이 통제됐다.

파주시 관계자는 “주민대피소를 사전에 파악해 방역 및 구호물자를 준비시켰다”며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주민들에게 긴급상황을 즉각 전파하는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파주∙가평=김태훈∙김은섭∙이광덕 기자 kim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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