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활동 목말랐던 아티스트, 창작의 나래 펼친다
작품활동 목말랐던 아티스트, 창작의 나래 펼친다
  • 장지혜
  • 승인 2020.08.06 16:45
  • 수정 2020.08.06 18:54
  • 2020.08.07 1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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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문화재단 예술인 지원사업 눈길]


단순 생계지원 보다 생산활동 재개 초점
예술단체장 의견 수렴 거쳐 기준안 마련
잉여금·추경 총 1억5000만원 확보 성공

장르 구분 없이 예술활동 발표 조건으로
지난달 사업예산 절반 규모 서둘러 집행
나머지 예산은 추가공모 통해 내달 교부
고난의 시간 겪는 예술인 활동 터전 마련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문화예술계 역시 시간이 멈춘 듯 얼어붙었다. 일자리를 잃은 고통과 생계유지의 막막함 보다도 그들을 괴롭힌 것은 무대에 서거나 작품활동을 하고 싶은 갈구였다. 이러다간 안 그래도 열악한 인천의 문화예술계가 더욱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이런 와중에 서구문화재단의 예술인 지원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은 상황이 악화일로를 치닫자 긴급 예산을 마련해 관내 예술인들 창작 활동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생계를 지원하는 것보다 예술인들이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보태는 게 더 이롭다는 가치판단이 있었다. 기초단위 문화재단에서 흔치 않은 예산편성이었으며 되도록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안배한 점이 눈에 띄었다.

 

#현장 의견 존중한 정책

서구예술단체(인)활동 지원사업은 코로나19가 수도권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던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예술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단계가 모두 무너진 현실 속에서 예술인들이 활발한 생산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물이다. 인천서구문화재단은 실질적 피해를 입은 예술인들을 직접 만나 사례 조사부터 착수했다.

예술단체장들의 생생한 의견 수렴의 단계를 거쳐서 서구문화재단은 예술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겪고 있는지 파악하는 동시에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원하는 구체적 도움이 무엇인지 의견을 들었다. 활동 영역에 대한 직접 지원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재단의 기획에 서구와 서구의회가 힘을 보탰다.

서구의회는 만장일치로 서구예술단체(인)활동 지원사업 예산 증액에 관한 계수 조정을 통과 시켜 재단 순세계잉여금 1억원과 구비 5000만원의 추경으로 예산을 편성하는데 성공했다.

 

#서구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서구예술단체(인)활동 지원사업은 생활지원금 차원이 아닌, 실질적 예술 활동 및 발표비용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다른 재단이나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과 구별된다.

서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구예술단체(인)이라면 누구나 장르의 구분 없이 신청할 수 있지만 연말까지 관내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으로 예술활동을 발표해야하는 점이 필수 요건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확진·격리 등으로 활동이 불가능했거나 공연·행사·계약이 취소·연기되는 등의 피해 사실이 있거나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사실확인서를 제출하면 우선적으로 가점을 부여 받을 수 있다.

서구문화재단은 소수에게 예산을 몰아주기 보다는 보다 많은 예술인들이 혜택을 받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작품 당 300~500만원을 지원하며 당장 눈앞에 놓인 심각성을 고려해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2주안에 1차 교부를 받을 수도 있다. 재단은 지난달 전체 지원금의 절반을 집행했으며 9월 중 2차로 교부할 예정이다.

현재 재단은 추가 공모 절차도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지원금 정산과 성과보고서를 취합해 사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종원 서구문화재단 대표는 "고난의 시기를 겪고 있는 서구 예술인들에게 동기를 제공하자는 취지가 가장 컸다"며 "지역 예술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아티스트들의 활동 토대가 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서구 특산품 녹청자 그림으로 알릴게요”

 

▲ 이정미 화가
▲ 이정미 화가

지원사업 선정된 이성미 작가 인터뷰

인천 서구는 녹청자를 굽던 가마터가 발견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청자나 백자와 달리 녹청자는 서민들과 중산층의 생활용품이었다. 빛나는 광택이나 유려한 기교는 없지만 서민들이 매끼 먹는 밥과 국을 담고 반찬을 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이성미 회화작가가 녹청자를 소재로 삼은 이유도 이러한 서민적인 매력에 빠져서다. "땅에서 나는 꽃, 흙. 그 흙으로 만든 녹청자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죠. 또 서구의 특산품인 만큼 지역작가인 내가 이걸 다루는 게 의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가는 '폴렌, 녹청자를 품다'라는 작품으로 이번 서구예술단체 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광역문화재단에서 지원을 받은 적은 있지만 구 단위 재단에서 해당 사업을 벌일 줄은 몰랐습니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예술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이성미 작가는 지원금 300만원으로 이번 전시회 도록을 제작할 작정이다. "앞으로 녹청자 그림으로 부산 등 타 지역에서 인천 서구를 알리고 설명하는 기회도 있었으면 해요. 문화예술 도시의 지역 작가로 역할을 다할 계획입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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