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 너무 짧다는 항의에 '계기 있을 때 하겠다'…서둘러 퇴장
적 기지 공격능력 질문에 "신속히 실행" 이틀 전과 같은 답변

"회견 너무짧다" 항의에도 서둘러 퇴장

핵심 질문과 무관한 적당한 답변 인상

▲ 일본 히로시마(廣島) 원폭 투하 75주년인 6일 오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시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위령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9일 만에 정식 회견을 열고도 약 16분 만에 서둘러 끝내 뒷말을 낳고 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6일 원폭 투하 75주년 위령 행사가 열린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아베 총리는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지난 6월 18일 코로나 19사태 관련 기자회견 이후 공식 회견을 하지 않다가 2개월 가까이 만에 응한 것이라서 이목을 끌었다.

회견에서는 최근 급격하게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대책이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관련한 일본의 안보 정책 등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사회자는 회견 시작 전부터 기자 한명이 질문을 2개만 할 수 있고 질문한 기자가 총리 답변에 추가 질문을 하면 질문을 2개 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등 까다로운 규칙을 들이댔다.

또 회견이 너무 짧다는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졌으나 아베 총리는 서둘러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거행된 원폭 투하 75주년 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날 아베 총리의 메시지는 별로 새롭지 않았다.

또 질문의 핵심과 상관없이 미리 준비한 내용을 참고해 적당히 답변한 듯한 인상을 줬다.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취소를 계기로 집권 자민당이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과 관련한 제언을 4일 제출한 것에 관한 질문에 아베 총리는 "억지력을 향상해서 확실하게 국민을 지켜낸다는 생각을 토대로 새로운 방향을 내세우고 신속하게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즉시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고 의료 실태에 맞게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고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에 관해서는 "감염 방지책을 실시하면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보급·정착시키고 싶다"고 반응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여행 장려가 적절한지에 관해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고민이 충분했는지 의문을 느낄만한 답변이었는 시각이다.

/곽승신 기자 kiss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