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꿍꿍이 있는 것 아냐.”

한 선배를 만났다. 시절 돌아가는 잡담을 하다 인천시의 으뜸 시정과제(좋은 정책이라 칭하겠다)로 자연스레 얘기가 번졌다. 그러더니, 이리 의혹을 던졌다. “최근 인천일보에서 취재한 기사가 회자되고 있어. 근데 그 기사가 뒤끝 있는 것 같다는 소문을 들었어. 정말 그래?”

당황스러웠다. 뭐가 단단히 꼬인 것 같아 허탈하기까지 했다. “추호도 그렇지 않아요. 백번 양보해 그렇게 비칠 수 있겠다 생각이 들지만 지금껏 동료들과 그런 마음가짐으로 일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게 답하고, 한참을 하늘만 봤다.

이 좋은 정책은 '혜택'이란 당근으로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구조다. 시행 3년 차다. 지속가능한 영구적 수혜를 기대했던 2년차, 재원 분배의 모순으로 혜택이 반 토막 났지만 코로나19 후 나락으로 떨어진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원 규모가 늘었다. 정부도 인천시의 좋은 정책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3년 한시성이다”로 못박았다.

국정이든 시정이든 새로운 정책은 늘 시험대에 오른다. 정책의 진정한 의도를 읽기 위해 전면 해체하고, 다시 파편들을 꿰어맞춘다. 이 정책이 논의된 시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이 정책이 갖는 진정한 속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작된 취재였다. 으뜸 시정과제를 대행하는 곳의 황당한 소식도 취재를 뒷받침했다. 이 으뜸 시정과제가 올곧게 뻗어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청 내에서 “혹시 무슨 일 있어? 왜 으뜸 시정과제에 각을 세우는 거야”라는 소문도 동시에 들었다. 기가 막혔다. 이 좋은 정책의 진실을 찾고자 분주히 취재한 동료들의 노력을 알기에 이 소문이 야속했다.

인천시장이 바뀌면 으뜸 시정과제는 정치 성향에 따라 급변한다. 모든 시정은 한정된 세금으로 추진되는 만큼 시장의 예산 편성 의지가 곧 시정의 방향이 된다. 으뜸 시정과제는 부족한 인천시 살림에도 우선 배정된다. '기회비용' 중 이 좋은 정책이 채택됐고 추진 중이다.

민선 1~7기까지 으뜸 시정과제가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 이들 시정에 성공과 실패가 나뉜다. 그리고 냉정한 평가가 뒤따른다. 동양 최대의 개발사업 시정으로 영종도가 들썩였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봉이 김선달 시정은 시민들의 핀잔을 샀다. 물론 정책의 출발선이 전혀 다르고, 쓰는 만큼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 또한 시민에게 좋은 점이다.

하지만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이 좋은 정책을 살펴본 것인데 '꿍꿍이'로 폄훼하는 것은 건강한 인천 시정에 도움이 안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시정을 분석하는 취재에는 이상한 꼬리표가 붙는다. '꿍꿍이'는 현재가 아닌 미래가 판단하는 것이다.

/이주영 탐사보도 1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