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가속도는 위험천만하다. 입법과정은 힘의 논리만 있다. 야당의 반대 또한 설득력이 빈약하다. 이러다 보니 서로 자기 그릇 안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세상은 급격하게 다양화되고 있고 또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로 치닫고 있는데 정치는 여전히 이러한 다양성과 변화를 대한민국 그리고 인류라는 큰 그릇 안에 담아내지 못한다. 그저 산산조각 내며 자기들 그릇만 챙기는 형국이다.

이렇게 파편화된 그릇 안에 안주하는 것이 과연 정치가의 의미일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다양한 국민을 대한민국이라는 큰 그릇에 녹여낼 수 있는 아교역할을 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큰 그릇이 세계와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도록 이끌었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에 이런 정치가를 찾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함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역사를 되돌아보면 역사의 진화는 무명의 혁신가들에 의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이단아, 정신병자 등 제대로 대접을 받은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열정과 신념으로 노력하다보면 관계가 형성되고 이런 관계가 커지면서 세상에 또 다른 그릇을 창조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그릇으로 옮겨 타게 된다. 이렇게 세상은 끊임없이 진화과정을 거쳐 나아간다.

따라서 이런 혁신가들의 탄생과 육성이 원활한 환경이 조성되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발전할 수 있겠지만 이들을 무시하고 탄압하고 방해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 이것이 우리가 오래도록 보아온 역사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이러한 혁신가들의 시행착오를 귀하게 인식하고 수많은 변화를 받아들이며 새로운 그릇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특히 정치가들은 과연 이러한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지금은 바로 정치가 개혁해야 하는 시기인데 말이다.

경제는 혁신기업가들에 의해 끊임없이 발전해 왔지만 이제 정치, 교육, 사회 등 비교적 변화가 적었던 분야에서의 혁신이 이루어져야만 되는 상황이다. 이미 양적성장을 이룬 인류문명이 질적성장을 향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기존의 사고의 틀에 갇힌 정치가들에 의해 대한민국 그릇 깨지는 소리만 들린다.

우리 대한민국은 과연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백 년 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은 교실에서 몇 시간씩 앉아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의 교육은 과연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인지?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세차게 밀고 들어와 대체하는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는 과연 어떤 의미이고 과연 정규직이 우리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일일지, 그 어느 것 하나 지금의 상식으로 명확한 정답을 내놓을 수 없는 시대가 이미 우리에게 와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허구한 날 과거 상식에 의지한 채 갑론을박 해 본들 우리의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논쟁의 대부분은 똑똑한 인공지능이 탄생하기 전의 상식에 기반한 것이요, 기후변화로 이렇게 거대한 물 폭탄을 쏟기 전의 내용이요. 코로나19가 이렇게 경제를 흔들어 놓을 줄 몰랐을 때 경제 이론들 아니겠는가. 이제 더 이상 3차원의 세계만으로는 강대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강대국이라는 말조차도 좀 어색한 용어가 될지 모른다. 인류의 지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려면 3차원 세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4차원 세계의 비중이 70%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인간도 성인이 되기까지는 육체적 성장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성인되어서는 육체적인 성장은 멈추게 되고 지적, 영적, 감성적 성장 그리고 인간관계 등 눈에 보이지 않은 가치로 평가되듯이 기업이나 국가 더 나아가 인류 전체의 가치는 이제 30%의 3차원 세계와 70%의 4차원 세계와의 조화 속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언택트 문화는 이제 시작이지만 급속 도로 발전하면서 그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다. 물리적으로 주어진 24시간을 누구는 2400시간처럼 누구는 2만4000시간처럼 사용하게 되면서 차별화될 것이 분명한데 우리는 이런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 지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이 시대의 혁신가들에게 주어진 질문은 하늘의 별만큼 깊고도 많을 수 있는데 과연 우리는 이러한 혁신가들을 육성하고 그들의 실패와 창조적 발상에 귀 기울이며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전하진 Siti Plan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