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 망향대에서] 한강하구, 통일의 뱃길 열리는 날까지…
[교동 망향대에서] 한강하구, 통일의 뱃길 열리는 날까지…
  • 인천일보
  • 승인 2020.08.05 16:30
  • 수정 2020.08.05 16:52
  • 2020.08.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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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 67주년을 맞아 인천의 각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한 '2020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가 있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인천과 강화 그리고 김포 등 한강하구 인접 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되어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16년째 진행되어 왔다. 그 동안 몇몇 단체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 즈음에 종이배를 띄우든 한강하구를 바라보며 마음의 배를 띄우든 닫힌 한강하구 뱃길이 열리기를 염원하는 행사를 꾸준히 이어 왔다. 물론 승선한 배를 실제로 띄운 경우는 7차례에 불과하지만 '한강하구 배 띄우기'가 갖는 의미와 한강하구가 갖는 복잡한 공간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뱃길을 열어가고자 하는 바람이 이 행사를 지속시켜온 힘이었다.

'2020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평화의 배를 띄우며 끊어진 뱃길을 다시 복원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운동으로 한강하구가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MDL)도 없고, 비무장지대(DMZ)도 아니며, 민간선박의 항해가 언제나 가능한 '민간자유통행지역'(free zone)임을 알리는 일이다. 동시에 유엔사가 주장하는 출입 '허가권'의 허구를 확인하고 유엔사에 잘못 부여된 지위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고 알리기 위한 것이다. 또 민간이 주도하는 작은 통일을 훈련하는 연습공간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의 상징지대로 만들며 남북교류와 협력으로 한반도 통일의 뱃길을 열어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한강하구라는 세계적인 생태보존 자원에 대한 환경감수성을 높이고 생태 문화적 가치를 교육하는 장으로서만이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전환해 남북경제가 상생하며 활성화 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한강하구는 한반도 중부의 한강과 임진강 그리고 예성강이 합류하여 서해로 빠지는 출구로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나 지정학적. 지경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경기도 파주시 만우리에서 인천시 강화군 볼음도에 이르는 67km의 길로, 인천 강화·교동, 경기의 김포·파주, 북측의 개성·개풍·연안·배천을 품고 있는 곳으로 한민족 역사문화의 중심지이며 생활의 터전이다.

하지만 한강하구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1조 5항에서 무장하지 않은 민간선박 항행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지만, 휴전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과 안전문제를 빌미로 민간선박을 출입시키지 않았다.

지금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던 한강하구를 드나들던 뱃길이 분단 70여년의 눈물길이 되고, 비무장지대라는 이름의 중무장지대가 되고 말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천 시민사회단체의 '2020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정전협정에 허용된 자유와 한강하구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구속하는 유엔사의 부당함을 알리는 일이다.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시민의 힘으로 한강하구를 명실상부한 평화수역으로 전환하는 물꼬를 텄으면 하는 바람을 북에도 제안하여 이미 민간선박 항행을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을 공동으로 논의하고 공동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남북의 민간선박이 한강하구에서 자유로이 항행하고 공동어로 수역이 가동된다면 개성공단에 이어 한강하구는 새로운 평화공간이 될 것이다. 이 일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지속가능한 공존·공영의 길로 가기 위한 험난한 길이고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 우리 모두가 평화통일의 꽃을 피우기 위해 꼭 가야만 할 길이다.

 

강춘근(통일민주협의회 공동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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