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시를 응원하기 위해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아파트 주민들이 전한 그림편지 등과 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수원시

 

▲ 주민들이 시 관계자들에게 전해줄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수원시

 

▲ 박요한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입주자대표가 ‘휴먼콜센터’에 마스크 기부 뒤 김영택 시의원, 시 관계자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수원시

 

▲ 주민들이 수원시와 여러 기관에 후원하기 위해 손 소독제를 직접 제작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수원시

 

▲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주민들이 시에 전한 선물 중 하나. 그림편지에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사진제공=수원시

 

“주민들이 직접 찾아와서 고생이 많다고, 고맙다고 해주는데 이만한 감동이 어디 있겠어요.”

지난 7월30일 수원시 ‘휴먼콜센터’ 직원들이 물밀 듯이 밀려오는 전화상담 업무 속에 모처럼 밝게 웃었다. 한 아파트 주민들의 응원 덕분이다.

당시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입주자대표 박요한(30)씨가 콜센터에 방문, “주민들을 위해 일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마스크 3만장이 담긴 박스를 전달했다.

콜센터는 시청이나 동사무소와 달리 외곽지역에 있어 주민들의 응원이 직접 닿는 일이 흔치 않다. 직원들은 덕분에 큰 힘을 얻고 다시 일에 매진했다.

최근 한 아파트 주민들이 벌인 ‘응원전’이 시에 소소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동 단체처럼 활동성이 짙지 않은 곳이고, 일회성에 그치지도 않는 등 특이한 경우다.

5일 시에 따르면 영통구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주민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 관련 기관을 찾아오고 있다. 직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싶다는 이유다.

지난 3월에만 3차례 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왔다. 건빵, 두유, 음료, 꿀물, 우유, 빵, 마스크부터 직접 만든 샌드위치까지. 셀 수 없는 종류의 간식을 전달했다.

특히 그달 20일 주민들은 어린아이들의 선물도 더했다.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문구를 담은 편지였다. 직원들은 감동하며, 편지를 상황실 한쪽 벽면에 붙였다.

소식을 접한 염태영 수원시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원공동체 힘은 따스한 봄의 온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통 지역단체는 이처럼 몇 번 응원하고 말지만,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멈추지 않았다.

4월에도 마스크 300장을 비롯해 샌드위치, 음료, 바나나, 커피 등을 수차례에 걸쳐 각 기관에 전하며 응원했다. 어느 날은 손소독제 1500개를 기관과 소상공인, 환경미화원 등에게 줬는데 주민들이 전날 밤을 지새우며 직접 만든 것이었다.

5~6월도 수많은 간식과 1500개의 수제 소독제, 7~8월도 2500개의 손 소독제 및 마스크 3만장. 매달 마찬가지였다. 시 일부 직원들은 주민들의 ‘배부른 정’에 “인제 그만 도와주셔도 된다”고 할 정도다.

주민들 활동을 지켜본 김영택(더불어민주당, 광교1·2동) 시의회 의원은 “이곳 주민들은 지역에서 선행을 워낙 많이 하기로 입소문 났다”며 “우리 지역과 이웃을 돕고자 하는 ‘주민 공동체 의식’의 표본”이라고 칭찬했다.

박란자 시 시민봉사과장도 “밤낮없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시 직원들이 아파트 주민들에게 많은 위로를 얻었다”며 “따뜻한 주민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해당 아파트는 2017년 2월 입주 당시부터 ‘경비원 갑질’을 없애면서 화제가 됐다. 단지 순찰을 폐지하고, 쓰레기 치우기 등 업무를 주민이 봉사하는 형태로 바꿨다.

아파트를 방문하는 택배기사를 위해 단지 안에 ‘간식함’을 만들기도 했다. 주민들은 종종 십시일반 돈을 모아 소외계층 후원 등 지역사회에 훈훈함을 남겼다.

박요한 입주자대표는 “우리 주민들은 벽을 쌓고 지내는 삭막한 세상보다 사랑이 많은 따뜻한 공동체를 추구한다”며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