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정치의 길이 현명"…신정훈 "'법의지배' 발언 충격"

 

▲ 윤석열 검찰총장이 8월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제공]

 

검사들을 모아놓은 공식 자리에서 '독재 배격' 발언으로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에 반기를 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여권 지도부의 비난 수위가 사퇴 요구로 높아졌다. 여권 지도부는 윤 총장이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하고 있으며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이 독재와 전체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있나"라며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의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 발언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가 독재·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되는데, '문재인 정부'라는 주어만 뺀 교묘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은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보호하려다 상급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총장직을 유지한다면 독재와 전체주의 대열에 함께한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차라리 물러나 본격적인 정치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양반이 '문재인 정부가 독재했다'고 얘기를 안 했는데, 정직하지 않다"며 "미래통합당에 공세 거리를 어시스트한 것인데,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00% 정치를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은 정치하면 안 된다"며 "옛날 군인들이 정치해서 대한민국이 엄청 어려웠다. 집행권을 가진 사람이 정치하면 피해가 국민에게 간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윤 총장이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는데, 많이 유감스럽고 충격적"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양심이고,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이후 추가 글을 올려 "조선일보가 나에 대한 공격을 퍼부으며 윤 총장을 엄호한다. '범죄 전력 많은 신정훈이 법치주의를 부정했다'는 것"이라며 "법의 지배라는 말은 법의 칼날이 심하게 휘어있는 현실을 목격하며 살아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두렵고 불편한 말"이라고 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