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옆 소뿔고개 담장 낮추고
작품 전시하자 걷고 싶은 길로
도심경관·문화 낙후지 주민에
'백가지 예술서비스' 선사 제안

 

 

 

 

인천 동구 창영동에 있는 쇠뿔고개는 철길 옆 동네입니다. 배다리 헌책방 거리와 도원역 사이를 이어주는 언덕이지요. 주위에 백 년 넘은 학교가 여럿 있을 만큼 유서가 깊습니다.

도심 개발의 사각지대인 철로 바로 옆이 으레 그렇듯이, 오래된 집들이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곤 합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동구청은 문화예술을 덧입히기로 했습니다.

집집마다 담장을 허물거나 낮추었고, 벽은 학생 많던 옛 시절의 풍경을 담은 벽화로 덮였습니다.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저마다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가로등 불빛이 밤 골목을 밝힙니다.

게다가 말끔한 야외갤러리가 철로 울타리를 따라 줄지어 마련됐습니다. 꽤 수준 높은 전시가 자주 열립니다. 봄에는 벚꽃 잎이 봄비처럼 쏟아져 길바닥을 메웁니다. 지역재생이란 말처럼 동네가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자칫 거슬릴 수 있는 전철소리가 오히려 운치를 더합니다. 위험할 뻔한 골목이 공감각적 이벤트로 가득 차 걷고 싶은 길, 즐겨 찾는 길이 됐습니다.

“특별한 볼거리가 잦을수록 그 길은 외면당하지 않습니다.(건축가 유현준)”

도심 곳곳이 새 건물로 채워지는 오늘날, 추억과 애환이 담긴 골목길을 어떻게 지키고 가꿀 것인지를 고민할 때입니다. 사실 벽화마을은 너무 흔해졌고, 그런 식의 변화는 주민들에게 자칫 불편을 감수하도록 하지요. 아예 문화기반 시설을 마련해 유지하는 건 만만찮은 데다, 큰 돈이 들지요.

이 지역에서는 몇 해 전부터 동네마다 거점 문화예술공간을 구축하는 '천 개의 문화 오아시스'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카페 겸 갤러리 같은 곳이 지역주민의 구심점 노릇을 하는 거지요. 이번에는 '문화예술길 CARD i100'을 같이 조성해 보면 어떨까요.

'Culture & Art Road Designed by incheon 100'이라는 뜻을 가진 이 사업은 도심경관·문화 낙후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서비스 백 가지를 선사하자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오래된 빌라의 벽면이나 담장에 갤러리를 설치해 회화·사진·공예·서예 등의 작품들을 내거는 겁니다. 임대가 잘 되지 않는 건물의 상가를 빌려 현대무용·팝핀댄스의 강렬한 몸짓 또는 퓨전국악 공연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이런 시도가 곳곳으로 퍼진다면 도심을 되살리는 불쏘시개가 될 듯싶습니다.

 

 

 

 

 

 

 

제1기 시민기자단 임강빈

 

도시재생센터 시민기자단 블로그 blog.naver.com/iurc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