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6군단 송경선 소령, 나눔 실천]

대학시절 첫 헌혈 … 120회 이상 참여
2013년부터 월급 일부 기부에 이어
백혈병환자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도

 

“대학 때 떨리는 마음으로 난생처음 헌혈했는데, 벌써 18년이 됐네요. 흐뭇해요.(웃음)”

포천에서 군 생활을 하는 송경선(37·사진) 소령은 6군단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장교로 유명하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이 한창일 때 대학에 다녔다.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헌혈차량을 봤다.

헌혈을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선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 모두 발걸음을 멈췄다. 이때 옆에서 “얘들아, 오늘 헌혈 한 번 할까”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친구들 모두 헌혈차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헌혈한다는 생각에 긴장되고 떨렸다.

하지만 헌혈을 마친 그의 얼굴은 무척 밝았다. 남을 돕는 게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송경선 소령은 헌혈과 인연을 맺었다. 군에 입대한 후에도 헌혈은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잠시 위기가 찾아왔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 헌혈하지 못했다. 그는 이때를 가장 가슴 아파했다.

그는 “헌혈은 무조건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건강하지 않으면 헌혈을 하지 못한다”라며 “헌혈을 위해선 건강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몸 관리도 철저히 했다. 항상 체력을 단련하고 몸에 좋은 음식도 챙겼다.

이러면서 몸은 점점 회복됐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건강을 회복한 후에는 헌혈을 꾸준히 해왔다. 무려 18년째다. 지금까지 120회 이상 헌혈했다.

헌혈증은 모두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증했다. 2017년에는 헌혈 100회를 달성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장 명예장까지 받았다.

송 소령의 이웃사랑과 나눔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2013년부터 봉급의 일정 금액을 적십자, 유니세프, 사랑의 온도 등에 기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조혈모세포 기증에도 서약했다. 현재 유전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중이다.

송경선 소령은 “헌혈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건강검진을 할 수 있어 기회가 될 때마다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특별하지도 숭고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힘이 닿는 데까지 헌혈할 생각이다”고 했다.

이어 “사람은 서로 돕고 사는 것이라 배웠다. 군인 신분으로 조국과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작은 힘이지만 이웃을 도울 수 있다면 무엇이든 돕겠다”라고 덧붙였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