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평생학습 발전 협력관계 유지
지난해부터 운영방식 의견 충돌
잦은 다툼 끝에 새 수탁기관 선정
지역사회, 아쉬움·우려 목소리

'10년 지기'인 수원시와 한 시민사회단체가 평생학습과 관련한 숱한 갈등 속 찝찝한 마무리를 짓고 있다. 계약을 끝내기로 한 결정 뒤, 운영을 대신할 새로운 협력주체가 나타나면서다.

그간의 평생학습이 성장한 과정, 앞으로의 과제 등을 미뤄 각계에서 아쉬움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시에 따르면 6월17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진행한 '수원시 평생학습관·외국어마을 수탁운영기관 공모' 결과 아주대학교가 최종 선정됐다.

아주대는 공모에 참여한 여타 기관들보다 ▲외국어마을과 통합운영 방안 ▲효율적인 예산집행 ▲시민의 참여 확대 등 심사기준에서 높게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기존 평생학습관 수탁기관인 희망제작소는 8월31일을 계약종료를 끝으로 시와 '평생학습 기반마련'을 목표로 맞잡았던 관계도 마무리하게 됐다. 애초 서울이 주 활동지였던 희망제작소는 2011년 수원과 첫 연을 맺었다. 당시 시는 평생학습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했고, 평생학습관의 시작을 희망제작소에 맡겼다. 수차례 재계약도 했다.

지상 3층 연면적 4683㎡ 규모의 평생학습관은 옛 연무중학교를 리모델링한 시설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학습기회 및 취미공간을 지원하는 기능이다.

그 결과 시의 평생학습은 성장했다. 나이제한 없이 누구나 강의를 개설, 지식·재능·지혜를 공유하는 '누구나 학교'나 중장년층을 위한 '뭐라도 학교'는 대내외적인 호평을 샀다.

2014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대한민국평생학습대상을 수상했고, 2017년 아일랜드 코크 시에서 열린 제3차 학습도시 국제회의에서 '2017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둘 사이 의견충돌이 빚어졌다. '시민 참여확대'가 대표적이다. 시는 평생학습관 시설 이용도가 적게 50% 수준밖에 안 된다는 점 등을 미뤄 더욱 많은 시민이 이용할 방안이 시급하다는 시각이었다.

반면 평생학습관은 개선이 지지부진했고, 당장의 이용 실적에 연연하면 안 된다는 등 이유로 시와 접근을 달리한 의견도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 밖에 기관 독립성, 예산 편성 등 부분도 종종 서로 이견이 발생했다.

그해 9월에는 수원시의회 예산 심의 중 강의실 공실 문제, 인건비 등 사안에 의회와 학습관 간 다툼이 벌어졌다. 당시 관장이 도중에 문을 박차고 나가면서 의회 심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9년간 재직했던 관장은 해당 사태로 사직했고, 이후 시가 수탁기관 공모와 동시에 외국어마을 통합운영 절차에 돌입했다. 평생학습관 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관장은 축구감독이 아니다. 경질하는 양태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수강인원과 야외 공간을 활용한 사업들에 대한 압박의 수준이 달라졌다”, “예산이 물가상승비만큼 증액됐다”는 등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현 상황에 관심을 뒀던 윤경선 시의원은 “시와 운영주체가 평생학습을 실천하는 시각이 달랐던 것”이라며 “좋지 않은 상태로 종료된 것이 대단히 아쉽고, 앞으로 운영이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 내 한 평생학습 활동가는 “어쨌든 평생학습관은 시민을 위한, 시민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게 맞다”며 “개선작업에 돌입한 시가 이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