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대이작도 풀등 인근 해역서 어민 조업 중 발견된 도자기 1점
감정의뢰 결과 원나라 유물 추정 … 문화재청, 대대적 정밀조사 검토

 

인천 앞바다에서 중국 원나라 시대로 추정되는 도자기(사진)가 발견됐다. 제2신안선 발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이작도 풀등 인근 해역에서 어민 그물에 걸린 도자기는 청자 계열로, 훼손 없이 온전한 형태를 띠고 있다. 고대 무역항로였던 대이작도 해역에서 해저 유물이 확인되자 문화재청은 대대적인 정밀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최근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 부근에서 어민 조업 중에 도자기 1점이 인양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3일 밝혔다.

도자기는 지난 6월17일 오후 대이작도 풀등 인근 바다에서 나왔다. 조업하다가 어망에 걸린 도자기를 발견한 A 씨는 "그물에 이상한 물체가 있어서 살펴보니 표면에 조개 딱지 하나 없이 깨끗한 상태의 도자기였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집에 보관해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도자기는 인천 앞바다 해저 유물 관련 자료를 수집하던 인천일보 취재팀이 지난 6월 중순 대이작도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취재팀이 전문가에게 육안 감정을 의뢰한 결과, 중국 원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도자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을 얻었다. 이 전문가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도자기와는 형태나 문양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원나라 말기에 생산된 도자기와 유사성이 높다. 정밀 감정이 필요하지만 12~13세기 유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 도자기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이 나오자 최초 발견자인 A 씨는 관할 군청에 이를 신고했다.

도자기가 발굴된 대이작도는 과거 중국과 교역하던 배들의 피항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이작도를 거쳐 가는 뱃길은 고려 시대 국제무역항이었던 예성강 하구 벽란도로 연결되는 항로이기도 했다. 고대 무역항로였던 대이작도 인근 해역에서 수중 문화재가 발굴되자 문화재청은 고선박의 존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2의 신안선 발견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지난 1976년부터 9년간에 걸쳐 발굴돼 국내 수중 고고학의 새 장을 열었던 '신안선'도 1323년 중국에서 고려를 거쳐 일본으로 향하던 국제무역선이었다. 당시 수중 문화재 발굴 역시 조업하던 어부의 그물에 걸려 나온 중국 청자와 백자 6점에서 출발했다.

진호신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연구관은 "대이작도 주변이 고대로부터 무역항로로 이용됐기 때문에 대규모 해저 유물과 고선박 발견 가능성이 높다"며 "문화재청 차원에서 대이작도 주변 해저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24년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해저 유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인천시와 옹진군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대이작도 주변에서 그동안 해저 유물이 발견됐다는 제보는 여러 건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신고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옹진군 섬 주민을 대상으로 해저 유물 발견 사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창섭·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