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6시간 동안 100㎜ 호우 덮쳤던 주안동 기계식 주차장 돈 문제에 '발목'
구월3동 반지하 주택선 90대 노인 사망…국비·지방비 매칭 7개 지역 사업 진행
▲ 지난 2017년 7월23일 인천지역 폭우로 침수 피해가 잇따랐던 경인선 간석역 일대 상가. 상인들은 3년 전 홍수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2017년 7월23일은 경인선 간석역 주변 상인과 주민들에겐 끔찍한 날로 기억된다. 이날 인천에선 비가 오전 6시15분쯤 내리기 시작해 같은 날 정오까지 100㎜ 남짓 퍼부었다. 이 일대 주택과 상가 반지하와 지하에 설치된 기계식 주차장이 침수됐다. 천장까지 차오른 물을 퍼내느라 상인과 주민들 발이 며칠 동안 퉁퉁 불 지경이었다. 올해 8월 접어들면서 새벽마다 많은 비가 쏟아지고 있다. 악몽을 겪었던 이들은 3년 전 장마가 떠올라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있다.

 

▲멀쩡한 기계식 주차장 무서워 지상엔 주차 대란

3일 찾아간 간석역 근처 도시형생활주택들 지상 주차장에는 빈 곳 찾기가 어려웠다. 다들 출근해 한가할 법도 한 월요일 오전 11시였다. 주택 입구에 자리한 기계식 주차장마다 입고가 가능하다는 표시인 '초록 불'이 켜져 있었다.

간석역과 가까운 주안동 한 도시형생활주택에 사는 A씨는 “2017년 7월 말 당시 홍수로 지하 기계식 주차장 차들이 물에 둥둥 떠 있을 지경이었다. 차 빼는 데에만 한 달 가까이 걸렸고 나중엔 침수차 처리하느라 집마다 애를 먹었다”며 “이렇게 사고가 났으면 개선을 해야 하는데 금액 문제로 사실상 원상복구하고 말았다. 이후 폭우마다 지상 주차장에선 주차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 도시형생활주택에 기계식 주차장이 많은 이유는 비용 부분 때문이다. '자주식 주차장'을 갖추려면 토지 매입비 등 적지 않은 돈이 든다. 입출고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어도 건물주 입장에선 지하에 기계식 주차장 짓는 게 이득이다.

3년 전 비로 반지하 가게가 침수됐던 간석역 1번 출구 앞 커피숍 사장은 “요즘 침수 피해 소식과 함께 인천에도 계속 폭우라 여름 휴가 계획도 미뤘다”고 전했다.

 

▲90대 노인 사망 후 우수저류시설 설치 추진도

2017년 같은 날 비로 남동구 구월3동 90대 노인은 목숨을 잃었다. 집중호우 때 주택 반지하가 물에 잠겼는데,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침수된 집에서 30m 떨어진 거리에 구월배수펌프장이 있었지만 일대 침수를 막지 못했다.

구월배수펌프장과 가까운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B씨는 “지대가 낮아서 지금처럼 비가 쏟아지면 겁이 난다”며 “여기서 장사한 지 3년이 조금 안 되는데 다행히 침수됐던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남동구는 3년 전 인명 사고 뒤 구월배수펌프장 아래에 우수저류시설을 만드는 국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구월배수펌프장에서 처리할 수 없는 빗물을 지하에 모았다가 비가 그치면 방류하는 시스템이다. 빗물 1만1700t을 저장할 수 있는 구월우수저류시설 설치 사업은 현재 설계 단계다.

구 관계자는 “아직 구월배수펌프장을 가동해야 할 정도 수량은 아니다”며 “펌프장에 상시 인력을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침수 예방 우수저류시설, 인천 7개 지역서 추진 중

비 피해를 막을 방법은 빗물을 안전하게 흘려보내거나 일정 장소에 잠시 모아두는 것이다. 우수저류시설은 빗물을 모아놓는 기능을 한다. 인천시는 앞선 구월우수저류시설을 포함해 총 7곳에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우수저류시설을 만들고 있다.

남동구 '소래우수저류시설'(저류량 6688㎥)과 '간석우수저류시설'(2만2500㎥), 부평구 '부평6지구우수저류시설'(1만1000㎥), 서구 '석남우수저류시설'(1만2000㎥)과 '가좌우수저류시설'(2만2000㎥), 미추홀구 '주안우수저류시설'(3만㎥) 설치 사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김원진·이창욱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