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진정주 약사의 통 큰 기부]

어려운 시절 겪고 지역사회 돕고자
소외층·학교 등 기부만 2억4000만원
유튜버 활동하며 의약정보 전달도

 

“기부요? 앞으로도 계속할 겁니다. 기부는 제 오랜 꿈이었거든요.”

통 큰 기부로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안산 단원구 진약국의 진정주(50·사진) 약사는 3일 기부의 꿈을 이뤘다며 미소를 지었다.

진 약사는 지난 1월 소외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5000만원을 전달한 데 이어 4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5000만원을 쾌척했다. 지난해에는 모교인 중앙대학교에 1억4000만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전달했다.

“형편이 좋아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려웠던 시절, 늘 언젠가는 지역사회를 위해 큰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진 약사의 유년시절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꿈은 그저 사치일 뿐이었다. 어렵사리 서울대 농대에 진학했지만 이마저도 포기하고 조금 더 안정적인 삶을 위해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에 입학하게 되면서 약사의 길을 걷게 됐다.

“사실 치대 진학을 꿈꿨지만 이루진 못했죠. 저의 꿈은 이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큰 사람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꿈을 이뤄 만족합니다.”

진 약사는 이 지역 유명인사다. 그의 끊임없는 기부 행렬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유튜브 채널 '진약사톡' 채널을 운영하며 미처 알지 못했던 의약 정보나 처방 상담을 전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벌써 1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대열에 들기도 했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들 덕분에 진 약사는 약국 안에 상담 부스를 따로 마련해 복용 상담을 하고 있다.

“약국 운영이 어려운 때가 있었죠.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자 시작한 것이 유튜브였습니다. 또 약을 처방받고 제대로 된 효과를 얻기 위해선 올바른 복용법을 숙지하는 게 중요한데 약국을 찾은 환자들 대개 모르는 경우가 많았죠. 이를테면 함께 복용해도 되는 약이 있고 그렇지 않은 약이 있기 때문에 이를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는 10년 전 40세의 나이로 사법고시에 도전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건강이 악화하면서 2차 시험을 앞두고 좌절해야 했지만 꿈을 위한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2018년엔 약에 대한 이야기를 수필 형태로 담아낸 저서 '아파도 괜찮아'를 출간하기도 했다.

“유년시절 서울대 치대를 가고자 했던 바람이 좌절되면서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죠. 가슴 한쪽에 응어리로 남아 있다 보니 뭘 해서라도 응어리를 풀어보자 해서 법전을 뒤적이다 흥미가 붙어 내친김에 사법고시까지 도전하게 됐습니다. 도전이란 그런 것 같아요. 행복을 위해 무엇이든 해보는 것, 그게 도전 아닐까요?”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